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타격기계의 진화는 끝이 없다. LG 간판타자 김현수가 5할이 넘는 득점권 타율로 팀의 순위 싸움을 이끌고 있다.
김현수는 지난 23일 잠실 SK전에 4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4타점이란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여지없이 클러치능력을 발휘했다.
0-1로 뒤진 1회 1사 1, 3루서 가볍게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든 김현수는 2-1로 앞선 3회 1사 2, 3루서 초구에 달아나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후 5-2로 리드한 8회 1사 3루에서 또 다시 초구를 공략해 승부의 쐐기를 박는 적시타를 쳤다.
전날 활약에 힘입어 김현수의 득점권 타율은 종전 .505에서 .514까지 치솟았다. 득점권 타율 5할 자체가 엄청난 기록인데 이를 넘어 5할대 중반으로 향하고 있다.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고 득점권 타율은 전설로 불리는 백인천의 1982년 .476다. 백인천은 당시 타율 .402를 쳤던 선수이기에 김현수의 .514가 더욱 대단하게 느껴진다.
경기 후 만난 김현수는 “나도 어떻게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웃으며 “연차와 경험이 잘 쌓인 것 같다. 원래 타석에서 흥분하는 스타일인데 경험이 쌓이면서 주자가 있어도 똑같은 마음가짐을 가지려 한다. 모든 선수들이 타석에 많이 들어서다보면 이런 부분이 좋아진다. 득점권에서 잘 되는 해가 있기도 하다”고 비결을 전했다.
김현수가 말한 연차와 경험에는 포스트시즌, 국제대회 등 각종 큰 경기에서 겪은 시행착오도 포함돼 있었다. 두산 시절 가을야구에서 시련을 겪기도 했던 그는 “내가 임팩트가 커서 그렇지 나보다 못한 선수들이 더 많을 것이다. 내가 잘할 때는 다른 선수들이 훨씬 잘하고 못할 때는 다른 선수들이 덜 못한다”고 농담하며 “시즌을 많이 치르고 이런저런 대회에 많이 나가다보니 도움이 됐다. 득점권에서는 힘을 잘 빼는 쪽이 이긴다는 걸 배웠다”고 전했다.
득점권타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자신의 앞에 주자가 쌓인다는 이야기다. 출루율 .410의 리드오프 홍창기의 공을 무시할 수 없다. 김현수는 “엄청 잘해주고 있다. (홍)창기 뿐만 아니라 내 앞에 있는 선수들이 다 잘해준다”고 흐뭇해했다.
김현수는 전날 4타점에 힘입어 멜 로하스 주니어(KT)와 함께 타점 부문 공동 1위(106개)에도 이름을 올렸다. 타점왕 욕심이 날 법도 하지만 김현수는 빡빡한 일정을 잘 소화해 팀이 높은 곳으로 향하는 게 목표다.
김현수는 “프로이기 때문에 어떤 일정도 알아서 소화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힘든 건 다 똑같다.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정신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타점왕 욕심은 전혀 없다”고 미소를 보였다.
[김현수.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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