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영화 '기생충'이 아시아필름어워즈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
28일 오후 3시(한국시간) 제14회 아시아필름어워즈(Asian Film Awards) 시상식이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개최됐다. 부산국제영화제, 홍콩국제영화제, 도쿄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영화 발전을 위해 2013년 설립한 아시아필름어워즈아카데미(AFAA)가 개최하는 시상식으로 매년 아시아 영화산업을 일구어 온 영화인과 그들의 작품을 기념하고 축하해 왔다. 올해는 홍콩 및 마카오에서 개최됐던 예년과 달리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됐다.
아시아 각국의 인사들이 영상을 통해 시상자로 나섰고, 수상자들 또한 영상으로 수상 소감을 전해왔다. 이용관 이사장은 "비록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있지만 성공적인 기원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위기에 처했지만 이럴 때 영화가 절망과 슬픔, 빛과 어둠 속에서 극복하는 여정을 그려내야 하는 자세다. 우리 다함께 연대해서 극복하길 바란다"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올해 많은 한국 작품이 후보에 선정된 가운데, 오스카 4관왕에 빛나는 '기생충'(감독 봉준호)은 감독상, 작품상, 편집상, 각본상 등을 비롯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수상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남우주연상에는 '남산의 부장들'의 이병헌이, 여우주연상에는 '82년생 김지영'의 정유미가, 최우식과 이정은이 '기생충'으로 남우조연상과 여우조연상 후보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편집상의 주인공은 영화 '기생충'의 양진모 감독이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시상에 나섰고, 트로피를 전달받은 양진모 감독은 "아시아필름어워즈의 편집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이 영화에 참여한 모든 스태프들과 특히 봉준호 감독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라고 전했다.
각본상은 이창동 감독이 시상한 가운데, 수상자는 '기생충'의 봉준호, 한진원 감독이었다. 봉준호는 "제가 감독이기 전에 시나리오 작가로서 20년간 제 모든 작품의 시나리오를 써왔다. 늘 고독하고 외롭고 힘든 불면의 밤을 많이 보냈다. 그러다 보니 이런 각본상을 받을 때 기쁜 순간이다. 시나리오 작가로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많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아시아 영화인들의 축제라고 할 수 있는 이 곳에서 '괴물'과 '마더'로도 상을 받았다. 이번에 또 '기생충'으로 귀한 상을 받을 수 있게 돼 기쁘다. 함께 작업하며 도와준 한진원 작가와 시상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 특히 제가 가장 존경하는 작가이신 이창동 감독님께서 시상을 해주시니 더더욱 영광스럽다. 코로나로 힘든 한 해였지만 아시아의 모든 영화인들이 계속해서 꺼지지 않는 창작의 불꽃을 피워나가는 좋은 시나리오를 써내려가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남우주연상은 '남산의 부장들'에서 김규평을 연기한 이병헌이 차지했다. 이병헌은 "'남산의 부장들'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감사드린다. 그 분들을 대신해서 이 상을 받는다. 배우들 간의 케미스트리가 이 상을 수상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저는 4년 전 '내부자들'로 이 상을 다음 수상 때는 여러분들을 직접 만나길 바란다"라며 "후보에 오른 다른 분들도 축하드리며 모두가 아시아 영화를 기념하기 위해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올해는 모두에게 힘든 한 해였다. 안전하게 지내시고 곧 영화관에서 다같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작품상은 이변 없이 '기생충'에게로 돌아갔다. 봉준호 감독은 "곽신애 프로듀서가 수상소감을 해주셨으면 했는데 쑥스럽다고 사양하셔서 본의 아니게 제가 하게 됐다"며 "'기생충'의 모든 훌륭한 스태프 전체가 이 작품상에 공헌을 했다.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든 작품이다. 이 기쁨과 영광을 다같이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 내년에는 다시 아시아 영화인들이 만나서 맨 손으로 악수를 나누고 마스크를 하지 않고 대화를 나누는 그런 시상식이 돌아올 거라고 믿는다. 힘든 시기를 잘 버텨내자. 그 어떤 것도 영화 창작의 길을 막을 수 없다고 본다"라고 힘주어 전했다. 또 '기생충'은 미술상 트로피도 품에 안아 4관왕의 영광을 누리게 됐다.
[사진 = 아시아필름어워즈 유튜브 캡처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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