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가 잘못한 게 있으면 선수들에게 사과 해야지."
올 시즌 초반 최대 이변 중 하나는 DB의 추락이다. 김현호가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아킬레스건 파열로 아웃됐다. 김태술과 김훈도 개막에 맞춰 돌아오지 못했다. 시즌 개막 이후 윤호영(허리디스크)과 김종규(족저근막염)가 쓰러졌다. 정준원도 허리디스크가 터지면서 시즌 아웃됐다. 맹상훈도 장염으로 이탈했다. 1일 KGC전서는 두경민마저 손목 부상으로 결장했다. 7연패, 최하위다.
이상범 감독의 시즌 플랜이 완벽하게 어긋났다. 보통 감독들은 플랜 B~C를 준비해놓고 시즌을 진행한다. 이 감독은 12인 로테이션을 활발하게 돌리면서, 높은 수준의 공수활동량을 유지한다. 그리고 수비의 큰 틀을 잡은 뒤 공격에선 개개인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한꺼번에 많은 선수가 이탈하면 사실상 별 다른 방법이 없다. 현재 DB는 경기에 출전하는 12인 로스터를 짜기가 쉽지 않다. 결국 7연패 수렁. 단독 최하위다. 이런 상황서 두 가지가 눈에 띈다.
일단 주어진 상황서 최대한 선수 로테이션을 한다는 점이다. 이 감독은 지난달 31일 전자랜드전을 앞두고 "눈 앞의 1승을 하려고 선수들을 막 쓸 수 없다"라고 했다. 실제 김태술과 김훈의 경우 100% 컨디션이 아닌 상황서 (가용인원이 많지 않아서)빠르게 복귀했다.
개개인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장기레이스도 감안해야 한다. 되도록 개개인을 25~30분 이상 출전시키지 않는다. 1일 KGC전의 경우 나카무라 타이치와 김영훈이 어쩔 수 없이 30분을 넘겼다. 한창 로테이션을 폭넓게 하던 시기에는 25분을 넘기는 선수도 많지 않았다.
최악의 상황이지만, 이 감독은 조급해하지 않는다. 자신의 원칙을 되도록 지키면서 시즌 중, 후반에 대비한다. 김종규와 윤호영의 이탈로 하프코트에서 프레스를 섞은 지역방어는 사실상 효과가 반감됐다. 대신 수비 활동량은 떨어뜨리지 않는다.
사실 최근 두경민이 무리하는 모습도 있었다. 자신을 제외하고 허웅 정도를 제외하면 공격을 풀어줄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감독도 "그건 그럴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오히려 "선수들에겐 자신 있게, 최선을 다하라고 하고, 리바운드 같은 기본을 철저히 지키라고 한다"라고 했다. 선수들의 사기를 고취시키고, 혼란스럽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국내선수들의 줄부상에 시달리는 팀은 외국선수들의 활약이 필수다. 이 감독은 특정선수에게 의존하는 농구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런 그조차 "이럴 때 외국선수들이 좀 더 해주면 좋은데"라고 했다.
타이릭 존스와 저스틴 녹스은 승부처에 득점력이 빼어난 외국선수는 아니다. 존스가 최근 서서히 KBL에 적응 중이지만, 한계는 있다. 지금 DB는 외국선수가 소위 말해 '멱살을 잡고 끌고 가는' 임팩트를 발휘해줘야 연패도 끊고 흐름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존스와 녹스에게 그 정도를 바라는 건 무리다.
그래서 이 감독은 "국내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내가 잘못 뽑아서 그렇게 됐다. 감독이라도 잘못한 건 선수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라고 했다. 외국선수 선발 실패를 인정했다. 현재 DB는 외국선수 교체를 준비 중이다. 외국선수를 교체해야 분위기 반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이다. "샐러리캡이 거의 꽉 차서 트레이드는 할 수 없다"라고 했다. 2주 자가격리라는 악재가 있지만, 그래도 바꾸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현재 멤버 구성을 감안할 때 빅맨이든 포워드든 승부처에 확실하게 해결해줄 수 있는 외국선수가 필요하다.
[이상범 감독(위), DB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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