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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오리온 강을준 감독이 이대성에게 '엄지척'을 했다.
7일 KT와의 고양 홈 경기. 경기종료 8분26초전이었다. 우중간의 이대성이 탑에서 골밑으로 파고 든 허일영에게 연결, 2득점을 도왔다. 81-61 리드. KT 서동철 감독이 작전시간을 부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날 오리온의 경기가 잘 풀렸다는 걸 상징한 장면이었다. 이후 남은 시간은 큰 의미가 없었다.
오리온은 제프 위디가 나올 때 공격이 풀리지 않고, 디드릭 로슨이 나올 때 수비가 다소 풀리지 않는 약점이 있었다. 강을준 감독은 "2대2에 대한 수비, 로테이션을 준비해서 나왔다"라고 했다. 기본부터 다시 점검하고 풀어가겠다는 의지.
일단 수비부터 달라졌다. 이대성이 KT 허훈을 완벽하게 막았다 1쿼터에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서 감독이 2쿼터에 허훈을 거의 쓰지 못했던 이유. 허훈이 막히자, KT 공격은 자연스럽게 새 외국선수 브랜든 브라운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브라운은 바레인 리그에서 뛰었고, 2주 자가격리를 거쳤다. 예상 외로 몸 놀림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브라운에게 공격이 집중되는 건 오리온에 나쁘지 않았다. 위디와 로슨 모두 골밑에서 움직임이 기민한 브라운을 완벽하게 봉쇄하는 건 무리가 있었다. 그러나 국내선수들이 KT 국내선수들을 잘 막았다.
수비가 잘 풀리면 공격이 잘 풀릴 수밖에 없다. KT는 1쿼터초반부터 매치업 존을 사용했다. 이때도 이대성이 돋보였다. 이대성은 드리블을 줄이고 빠르게 공을 처리했다.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도 좋았다. 1쿼터 막판 엔드라인에서 아웃 오브 바운드 상황. 이대성의 고공패스 한 번에 골밑에 자리를 잡은 위디가 쉽게 득점했다.
이후에도 이대성은 무리하지 않고 스크린을 받은 허일영, 이승현에게 좋은 찬스를 많이 내줬다. 자신의 공격을 자제하면서까지(그럴 필요까지는 없지만) 철저히 동료를 살려줬고, 강력한 수비를 보여줬다. 10점을 올렸는데, 야투성공률은 100%. 올 시즌 최대치의 효율을 낸 경기다.
2쿼터 막판에 들어온 김강선의 활약도 좋았다. 수비력이 좋은 김강선은 3점슛도 갖췄다. KT 가드들을 꽁꽁 묶는 동시에 3점포까지 터트렸다. '3&D'였다. 한호빈도 이대성을 도와 준수한 경기운영능력을 보여줬다.
이승현과 허일영의 야투 감각도 좋았다. 공수에서 모처럼 물 흐르는 듯한 경기력이었다. 3쿼터 막판 15점차 이상으로 달아나면서 쉽게 승부를 갈랐다. 결국 오리온의 100-80 대승. 1라운드 3차 연장 혈투 끝에 패배한 악몽을 털어냈다.
반면 KT는 마커스 데릭슨이 빠진 한계가 보였다. 브라운은 특유의 골밑 공격력 외에도 국내선수들도 몇 차례 살려주는 패스를 했다. 다만, 수비력이 좋은 선수는 아니다. 흐름이 좋지 않을 때 데릭슨이 풀어줄 필요가 있었으나 확실히 허전했다. 데릭슨은 어지럼증을 털고 다음주 일정에 돌아온다. 허훈이 경기 내내 이대성에게 묶인 것도 컸다.
[이대성.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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