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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이정은(50)이 대사 없는 캐릭터 연기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이정은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내가 죽던 날' 홍보차 라운드 인터뷰를 열어 취재진과 만났다.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김혜수),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 순천댁(이정은)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작품. 극중 이정은은 현수에게 마지막으로 목격한 소녀(노정의)의 행적을 알려주는 마을 주민 순천댁을 연기, 극에 긴장감을 더하면서 동시에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번 작품에서 말없이 몸짓과 표정으로만 연기를 하게 된 이정은은 "찍고 있는 동안에는 부담이 됐다. 영화 '소리도 없이'는 못 봤지만 유아인 씨가 굉장히 연기를 잘했을 것 같다. 획기적인 작품들을 많이 하지 않나"라며 "저는 이 영화의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보통 제가 언어를 살리는 역할을 많이 했었다. 어느날 대사가 되게 귀찮다는 생각을 했다. 말로 무언가를 설명하지 않으면 배우로서 어떨지 생각이 들었던 찰나에 이 대본이 왔다. 나름대로 재밌는 작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라는 작업은 후시가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현장에서는 감정을 위주로 표현했다. 후시 작업에서는 소리를 만드는 과정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절실한 소리들이 나올 수 있을지 녹음실에서 작업을 했다. 기존 영화에서 소리를 입혀본 작업을 한 게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이제 녹음실에 들어가는 게 재밌는 작업 같다"라고 비화를 밝혔다.
박지완 감독과 이틀에 걸쳐서 4시간씩 녹음 작업을 진행했다고 전한 이정은은 "하지만 자신의 음성을 뒤집어서 소리를 내는 게 원활하지는 않다. 제가 소리 전문가도 아니지 않나"라며 "흡연, 과음에 의해서 기관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자료를 많이 봤다. 하지만 이 인물은 목구멍 자체가 말라비틀어진 인물이다. 그 사이에서 나오는 파열음에 대해 생각했다. 겨우겨우, 아슬아슬하게 나오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라며 "자막은 혹시나 잘 못 들으실 분들을 위해 했다. 그래도 제 딴에는 소리가 잘 났다고 생각한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한편, '내가 죽던 날'에는 이정은을 비롯해 배우 김혜수, 노정의, 김선영, 문정희, 이상엽 등이 출연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메가폰은 여고생들의 고민과 성장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단편 '여고생이다'로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연출력을 입증한 신예 박지완 감독이 잡았다. 오는 12일 개봉.
[사진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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