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신뢰냐 변화냐. 두산 타선이 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갈림길에 섰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변화, 파격보다 신뢰, 뚝심이 어울리는 사령탑이다. 부임 후 줄곧 경기 준비를 어떻게 했냐는 질문에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거죠”라고 답하며 그라운드를 직접 밟는 선수들을 믿어왔다. 물론 이 같은 무한 신뢰가 가끔 독이 된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최근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두 차례의 통합우승 등 굵직한 업적을 여럿 해냈다.
이번 KT와의 플레이오프도 마찬가지다. 매 경기 라인업을 바꾸며 최적의 조합을 모색한 KT와 달리 두산은 3경기 연속 동일한 타순을 꺼내들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설령 부진한 선수가 있더라도 1, 2차전 모두 승리했기 때문에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결국 3차전에서 뚝심의 라인업은 윌리엄 쿠에바스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전날 8회와 9회 오재원, 김재환의 솔로홈런이 터졌다고는 하나 홈런을 빼면 2안타가 전부였다. 내야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만난 3회, 4회, 6회 득점권 찬스도 후속타 불발에 모두 무산됐다.
지난 3경기 기록을 보면 두산이 한창 힘들었던 9월처럼 주축 좌타자들의 부진이 심각하다. 한방을 쳐줘야할 오재일(타율 .083)을 비롯해 호세 페르난데스(.143), 오재원(.125), 정수빈(.100) 등이 슬럼프에 빠져 있다. 4번 김재환만이 타율 .462의 맹타로 타선을 힘겹게 이끌고 있다. 또한 가을만 되면 작아지는 박건우가 타율 .222에 그치고 있는 부분도 아쉽다. 감이 좋은 허경민의 어지럼증 역시 변수다.
4차전은 단기전의 마지막 카드인 4선발 유희관(두산)-배제성(KT)의 맞대결이 예고됐다. 투수전이 펼쳐진 지난 3경기와 달리 타격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물론 두산 타선이 비교적 약해진 구위를 만나 반등할 수 있지만, 단기전은 흐름이 중요하기에 뚝심이 다시 실패로 끝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전날 3차전을 내준 두산은 여전히 2승 1패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4차전에서 승리한다면 오는 17일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가을 에이스 크리스 플렉센의 출격이 가능하다. 그러나 반대로 4차전까지 내준다면 6년 연속 한국시리즈행을 장담할 수 없다. 5차전으로 향할 경우 쫓기는 건 두산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4차전에서는 신뢰보다는 변화를 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감이 좋지 않은 오재일을 빼고 페르난데스에게 1루를 맡기는 플랜이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전날 패배 후 “내일 라인업이 어떻게 바뀌나 보십시오”라고 칼을 간 김 감독이다. 과연 4차전에서는 뚝심과 변화 중 어떤 전략을 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오재일. 사진 = 고척돔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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