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0개 얘기를 하면 1~2개만 알아 들었는데, 이젠 3~4개를 알아 듣는 것 같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박지현을 두고 "계속 잘했다고만 하면 안 된다"라고 했다. 칭찬에 인색하다.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긴장감을 갖고, 안주하거나 방심하면 안 된다는 의미다. 역설적으로 박지현이 그만큼 잘 하고 있다는 뜻이다.
올 시즌 9경기서 18.7점(3위) 12.0리바운드(2위) 3.8어시스트(10위) 1.9스틸(1위) 1.4블록(2위). 3점슛 성공률 30.6%에 야투성공률 43.8%. 2019-2020시즌 27경기서 8.4점 5.6리바운드 3.4어시스트 1.4스틸 0.8블록 3점슛 성공률 22.7% 야투성공률 36.1%에 비하면 확연히 향상됐다.
우리은행은 박혜진이 장기 휴업 중이다. 외국선수도 없다. 김정은은 상대 주득점원 수비에 집중한다. 때문에 박지현에게 공격기회가 더 많이 돌아가는 측면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경기력의 품질 자체가 올라간 건 분명하다.
박지현은 1대1 돌파력이 날카롭다. 순간적으로 동료를 돕는 센스도 탁월하다. 다만, 5대5 농구에 적응하는 과정이다. 경기흐름을 읽고 대처하는 능력과 오프 더 볼 무브가 부족하다. 1~2쿼터에 비해 3~4쿼터 집중력, 체력이 떨어지는 경향도 있다. 수비력이 탁월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올 시즌에 상당 부분 보완했다. 공수 활동량이 늘어났고, 리바운드 가담이 더 좋아졌다. 오픈 찬스의 3점포도 상당히 좋아졌다. 그러면서 본래 장점도 고스란히 보여준다. 때문에 우리은행과 '따로 국밥'인 느낌이 전혀 없다. 자신의 활약이 우리은행의 경기력에 100% 스며든다. 김소니아와 함께 실질적 원투펀치다.
김진희와 볼 핸들링을 나눠 맡는다. 2대2를 하거나 날카로운 A패스를 하는 건 아니지만, 공격형 가드에게 필요한 대부분의 모습을 보여준다. 김정은, 김소니아와 스크린과 패스를 통해 직접 마무리하기도 하고 돕기도 한다. 승부처라고 해서 주춤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박혜진의 공백을 최소화한다.
위성우 감독은 "예전에는 뭘 하나 얘기해주면 곧바로 한 귀로 듣고 다른 귀로 흘렸다. 이젠 생각을 좀 하는 것 같다. 10개 얘기를 하면 1~2개만 알아들었는데, 이젠 3~4개를 알아듣는다. 이제 조금씩 농구를 알고 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위 감독은 "아직 이기고 있을 때 어떤 공격을 해야 하는지, 볼이 없을 때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잘 모른다. 그 부분을 계속 얘기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등 지고 플레이를 해도, 언제 어떤 상황서 어느 쪽을 보면서 해야 하는지에 대해 디테일하게 얘기해준다"라고 했다.
김정은의 존재감도 크다. "농구는 감독님이 지도하니, 나는 집중력을 얘기한다. 팀 운동할 때도 오후 5시 30분만(대충 끝나가는 시간) 되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지현이는 집중력이 없는 게 약점"이라고 했다. 좋은 플레이를 해도 금방 본 헤드 플레이를 하거나 벤치의 어드바이스를 잊는 모습을 의미한다.
김정은은 박지현의 성장을 의심하지 않는다. "3년 차에 저렇게 하는데, 앞으로 몇 년 지나면 지현이를 막을 선수가 없을 것이다. 안주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지금도 골밑 돌파는 막기 쉽지 않다. 더 다양한 마무리 기술을 갖추면 자연스럽게 '못 막는 레벨'로 간다. 에이스로 진화하는 과정이다.
박지현은 "아직 경험이 부족해 상황을 읽는 능력이 떨어진다. 감독님이 많이 지적해준다. 브레이크 기간에 감독님, 코치님, 트레이너 선생님들까지 내게 많은 관심을 줬다. 부응하고 싶고, 한 발 더 뛰고 집중하고 있다"라고 했다.
[박지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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