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후회하지 않는다."
삼성은 KBL 최초로 고졸 신인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주인공은 제물포고 2m 포워드 차민석(19). 이상민 감독과 사무국이 지명 전날까지 이견을 보이다 결국 차민석을 택했다. 1순위지만 2순위 박지원(KT)처럼 즉시전력감은 아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다.
차민석에겐 나이와 잠재력이라는 무기가 있다. 시간을 갖고 기다려야 성장 폭을 알 수 있다는 신중한 예상이 많다. 중요한 건 삼성이 체계적으로 잘 육성할 수 있느냐, 그리고 차민석이 얼마나 피 나는 노력을 하느냐다.
박지원이 데뷔전부터 히트를 치면서 신인왕 후보 1순위에 올랐다. 그러나 드래프트 순위, 신인왕 여부보다 더 중요한 건 오랫동안 농구를 잘 하는 것이다. 이상민 감독과 삼성은 차민석을 성급하게 데뷔시킬 생각이 없다. 아직 프로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서 무리하게 데뷔시키는 건 본인과 삼성 모두에 좋을 게 없다.
더구나 올해 중, 고등학교는 코로나19로 오랫동안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했다. 그나마 대학생들은 뒤늦게 대학리그 1~2차 대회를 진행하면서 몸을 만들 시간이 있었다. 이 감독은 "실전 감각이 떨어져있다. 게임체력부터 올려야 한다"라고 했다.
팀 훈련에서의 모습은 나쁘지 않았다. 이 감독은 "신장이 크면서도 속공 가담능력이 좋다. 돌파력도 갖췄다. 슛 밸런스만 잡아주면 될 것 같다"라고 했다. 외곽슛은 차민석의 결정적 약점으로 꼽힌다. 이 감독은 "세트슛을 던지는데 점프슛을 장착해야 한다"라고 했다. 현대농구에서 점퍼, 특히 포워드에게 무빙슛은 필수다.
선배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관희는 "최근 개인 유튜브에 민석이의 영상을 올렸다. 팀 훈련을 같이 해보니 힘이 굉장히 좋다. 다재다능 했다. 솔직히 놀랐다. 구력이 얼마 안 된 선수인데 고교생이 열살 이상 선배들을 상대로 자신의 플레이를 해내더라. 나는 고등학교 때 프로 선배들과 같이 뛰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민석이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라고 했다. 김현수도 "어린 선수 답지 않다. 첫 날부터 형들과 몸싸움을 적극적으로 해서 놀랐다. 잠재력이 풍부한 선수"라고 했다.
정리하면 차민석은 팀 훈련과 D리그를 통해 실전 감각을 좀 더 끌어올리면서, 프로와 고교의 갭을 줄여나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10일 전자랜드와의 D리그서 33분59초 동안 27점 12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 1블록을 기록했다.
삼성과 이 감독은 철저히 긴 호흡으로 바라본다. 마침 미국 G리그 코치로 활동하다 최근 한국에 들어온 김효범을 인스트럭팅 코치로 영입, 차민석을 집중 육성 및 관리하기로 했다. 7일부터 훈련을 지휘했다.
최진영 사무국장은 "마침 김 코치가 한국에 들어왔고, 서로의 필요성이 맞아떨어졌다. 민석이도 키워야 하고, 1군에 들어가지 못하는 몇몇 선수를 봐주기로 했다. 일단 이번 달까지 20일 정도 전문 인스트럭터로 영입했다"라고 밝혔다.
이관희는 "잠실에서 형들의 경기를 보는 것도 처음이다. 프로에서 실제로 부딪혀본 적이 없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다. 마침 D리그라는 좋은 무대가 있다. 내 생각에는 2경기 정도만 띤다면 바로 1군에 올라와서 5~10분 정도 뛰는 건 전혀 문제 없을 것 같다"라고 했다.
이 감독은 "박지원은 우리가 뽑았어도 바로 투입했을 것이다. 차민석을 뽑은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택했다. 책임감을 갖고 성장을 이끌겠다. 좋은 선수로 키우겠다"라고 했다.
[이상민 감독과 차민석(위), 차민석(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