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거제 윤욱재 기자] 한화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대대적인 선수단 정리에 나섰다. 이용규, 송광민, 안영명, 윤규진 등 베테랑 선수들이 줄줄이 짐을 쌌다. 김태균도 이미 은퇴를 결정한 상태라 한화는 리빌딩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칼바람' 속에서도 살아남은 이가 있었으니 바로 이성열이었다. 이성열은 지난 해 타율 .203 8홈런 34타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2018년 타율 .295 34홈런 102타점으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마크했던 장면을 다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한방'을 갖춘 그의 장타력은 분명 아직 한화에게 필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과연 이성열은 올해 부활할 수 있을까.
이성열은 선배들이 줄줄이 팀을 떠나면서 이제 팀의 최고참이 됐다. 이성열은 "본의 아니게 최고참이 됐는데 형으로서, 선수로서 후배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 책임감이 더 생겼다. 야구장에 더 오래 남아서 동생들과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고 말했다.
선배들이 팀을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을 그다. 이성열은 "나도 언젠가 순서가 올텐데 선배들에게 먼저 온 것 같다"라면서 "작년의 부진을 반복하지 않고 올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다. 형들이 못한 것을 우리가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성열은 아쉬웠던 지난 해도 돌아봤다. 개인과 팀 모두 아쉬움으로 가득했던 시즌이었다.
"후배들에게 좋지 않은 팀 분위기와 성적을 떠넘겨 미안하고 개인적으로 잘 했던 시즌을 이어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서산에 있었던 시간이 나에게는 마지막으로 도약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팀에 플러스 요인을 만들기 위해서 더 뛰어야 할 것 같다.
이제 2021년이 밝았다. 부활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아마 노시환이 출전을 보장 받고 나갈 것 같다. 노시환 만큼 준비를 잘 해서 '타도 노시환'을 외쳐야 할 것 같다"는 이성열은 "감독님이 4번타자 힐리 자리만 결정했다는데 내가 봐도 노시환의 자리는 이미 정해져있다. 3루수 볼 사람이 노시환 밖에 없다"라고 말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팀이 집중 육성해야 할 거포 유망주인 노시환과 달리 이성열에게는 보장된 자리가 없다. 자신도 노시환 만큼 출전 기회를 얻어야 부활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그리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해 사활을 걸겠다는 각오다.
물론 후배를 미워해서 하는 말은 결코 아니다. 이성열은 "노시환은 굉장히 유쾌하고 성격도 좋고 야구장에서 하는 모습이 참 예쁜 선수다"라고 애정을 보였다.
'AGAIN 2018'과 함께 '타도 노시환'을 외친 이성열. 그는 "2018년에는 내 자리가 있었지만 지금은 내 자리가 없어졌다. 나도 도전하는 입장"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한화 이성열이 3일 오후 경남 거제시 하청스포츠타운에서 진행된 '한화이글스 2021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 거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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