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유격수로 기억되고 싶다."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22)은 중, 고교 시절부터 탁월한 야구센스를 자랑했다. 그의 과거를 기억하는 입단동기 이정후는 "혜성이는 고등학교 때 야구천재였다"라고 한 적이 있었다. 실제 2016년에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했다.
KBO리그에도 빠르게 적응했다. 2년 차였던 2018년부터 1군 레귤러 멤버였다. 지난해까지 내, 외야 유틸리티 요원으로 무려 416경기에 나섰다. 포스트시즌에도 꼬박꼬박 출전했다. 이정후, 강백호(KT)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김혜성보다 1군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20대 초반의 야수는 없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이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김혜성이 키움의 3유간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신중하다. 모든 선수를 제로베이스에서 판단한다. 신준우, 김휘집 등 신진급 내야수들을 의도적으로 1군 스프링캠프에 포함, 김혜성을 자극시킨다.
김혜성은 담담하다. 3일 고척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그건 당연하다. 하성이 형이 나갔다고 해서 그 자리가 기존에 뛰던 사람의 차지는 아니다. 경쟁서 이기도록 연습하고 있다. 이제 수비와 타격 다 잘 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혜성의 4년간 통산타율은 0.276. 매년 성장했다. 수준급 애버리다. 그러나 아직 3할 문턱을 넘어보지 못했다. 스스로 타격에 대한 아쉬움을 느낀다. "내가 원하는 게 있다. 스윙궤도를 바꾸고 있다. 지금 궤도가 예쁜 궤도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혜성은 김하성과 스타일이 다르다. 발 빠르고 더 정확한 교타자로 성장해야 한다. 그는 "애버리지가 좀 더 높아져야 할 것 같다. 타구 스피드도 늘려야 한다. 아직 내 기록이 KBO리그 평균에선 떨어진다"라고 했다.
타격을 날카롭게 다듬으면 현실적으로 키움 주전 유격수에 가장 가깝다. 김혜성은 유격수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다. 키움을 대표하는 유격수가 되기 위한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 "멀티 플레이어보다 유격수로 기억되고 싶다"라고 했다.
유격수의 매력은 무엇일까. 김혜성은 "타구가 많이 오는 포지션이다. 다이빙캐치를 해서 던지면 멋있지 않나. 오지환(LG) 선배님만의 슬라이딩 캐치가 멋있다. 해보고 싶은데 잘 안 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야수는 첫 발 스타트가 중요하다. 타구에 반응하는 순발력이 중요하다. 일단 공을 정확하게 잡는 게 중요하고, 여유 있게 던져야 한다"라고 했다. 기본에 충실하되, 멋있는 플레이를 하는 유격수로 기억되고 싶은 마음이다.
고척스카이돔에서 치르는 캠프에 대한 제약이 크다. 고양시 일산에 사는 그는 출퇴근이 힘겹다. 서울과 고양을 오가는 자유로, 강변북로, 서부간선도로의 교통체증이 상당한 수준이다. (기자도 고양에 살아서 김혜성의 심정을 너무 잘 안다) "솔직히 차가 막혀서 힘들다. 국내 캠프는 비행기를 타고 멀리 가는 것 외에 좋은 건 없다"라고 했다.
김혜성을 더 답답하게 하는 건 18시 이후 고척돔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7일부터 19시까지 사용 가능하다. 김혜성은 "해외 캠프의 장점은 넉넉한 시간이다. 여기선 제한돼있다. 해외캠프에선 야간운동도 하고 싶을 때 했다. 여기선 그럴 수 없다. 6시만 되면 집에 가야 한다"라고 했다.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을 좀 더 밀도 높게 활용해야 한다. 김혜성은 "나만의 루틴대로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 신준우나 김휘집은 너무 좋은 선수들이다. 그 선수들을 보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느낀다. 도쿄올림픽에 나가고 싶은 욕심은 큰데 당장 생각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내 야구를 열심히 하다 보면 뽑힐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김혜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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