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천 최창환 기자] ‘화수분야구’로 대변되는 두산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전력누수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도 분명하지만, 베테랑 김재호는 “10년 전 우리를 보는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두산 베어스는 코로나19 여파로 이천두산베어스파크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다. 두산에 잔류한 김재호도 점진적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2020시즌 종료 후 생애 2번째 FA 자격을 취득했던 김재호는 두산과 계약기간 3년 계약금 9억원, 연봉 16억원 등 총액 25억원에 계약했다.
김재호가 ‘영원한 두산맨’을 선언한 가운데 허경민과 정수빈도 잔류했지만, 두산으로선 전력누수도 있었다. 오재일(삼성), 최주환(SK)이 각각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된 것. 김재호가 여전히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두산으로선 점차 내야진의 세대교체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온 셈이다.
두산은 최주환의 보상선수로 강승호를 지명했고, 오재일의 보상선수 박계범도 가세했다. 이들이 맡게 될 역할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쳐야 점차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그렇다면 김재호가 바라본 박계범, 강승호은 어떨까.
김재호는 “(박)계범이는 그동안 수비가 불안했기 때문에 ‘수비를 더 잘하고 싶다’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 (강)승호는 아무래도 유격수보다는 2루수나 3루수를 맡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 공격에 더 신경을 쓰는 것으로 보였다. 야간 자율훈련 때도 공격에 더 치중하는 것 같았다. ‘항상 열려있으니 형한테 수비 배우고 싶으면 찾아와’라고 말했는데, 아직 불편한지 자기들끼리 운동하더라(웃음). 찾아온 선수는 아직 없다”라고 말했다.
김재호는 이어 “나를 잘 이용했으면 좋겠다. 계범이와 승호는 아직 나와 같은 조로 운동하지 않았고, 수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확실한 판단도 서지 않은 것 같다. 다만, 언제든 필요하면 도와줄 수 있다. 나를 잘 이용하길 바란다. 이렇게 기사를 이용해서라도 (마음을)어필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김재호 역시 2004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했지만, 주축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김재호는 인고의 세월을 거쳐 두산 내야의 핵심으로 성장했고, 두산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멤버로 커리어를 쌓았다.
김재호는 내야에 새롭게 불고 있는 경쟁 체제에 대해 “10년 전 우리를 보는 것 같다. 우리도 오재원, 이원석(삼성), 나, 그 뒤로 허경민, 최주환(SK)이 있었다. 지금 훈련 중인 후배들이 딱 10년 전 우리와 같은 느낌을 준다. 감독님이 누구에게 기회를 주실지 모르겠지만, 그 기회를 살리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김재호는 또한 “나나 오재원은 아무래도 나이가 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이전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질 거라 생각한다. 후배들이 그 부분을 감지해서 더 간절한 마음, 악바리 같은 모습을 보여줘야 되는 시기다. 우리들이 그랬듯, 그들에게도 엄청난 찬스다. 누구라도 긴장을 늦추면, 그 순간 자리를 빼앗기는 시기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한편으로는 김재호 역시 스스로를 채찍질할 수 있는 여건이다. 두산과의 3년 계약을 선수생활의 마지막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김재호는 “경쟁은 좋다. 나 또한 경쟁에서 밀려 백업의 자리에 오래 있었다. FA 계약을 했다고 기량이 꺾이는 게 아니라 후배들과 경쟁구도를 이어갈 수 있도록 내가 몸을 만들어야 한다. 첫 FA 계약했을 때보다 더 노력하고 있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기 때문에 순발력이 떨어진다. 후배들에게 지지 않기 위해 더 많이 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재호. 사진 = 이천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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