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흥국생명의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과거 학교폭력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안기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이들의 행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지난 10일 개인 인스타그램에 자필 사과문을 게재하고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피해자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 순간이었다.
V리그는 한창 시즌이 진행 중인데 난데없는 학폭 논란이 시즌 판도에 영향을 미치게 생겼다. 흥국생명은 17승 5패(승점 50)로 여자부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이다. 2위 GS칼텍스(14승 9패 승점 42)가 추격하고 있으나 그래도 흥국생명은 강력한 우승후보의 면모를 이어왔다.
그러나 학폭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팀의 핵심 선수인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당분간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11일 김천에서 열리는 도로공사전에는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이재영과 이다영은 11일 도로공사전에 결장한다. 같이 김천으로 내려가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가해자로서 사과한 쌍둥이 자매는 자필 사과문을 통해 스스로 '자숙'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이재영은 "자숙하고 평생 반성하며 살아가겠다"라고 고개를 숙였고 이다영도 "깊은 죄책감을 가지고 앞으로 자숙하고 반성하는 모습 보이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제 구단의 선택에 달렸다. 흥국생명의 공식 사과문을 보면 "해당 선수들에게는 충분히 반성을 하도록 하겠으며 앞으로 선수관리에 만전을 기해 우리 구단과 배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실망을 드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내용이 담겨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충분히 반성을 하도록 하겠다'는 표현이 있지만 구체적인 자체 징계와 같은 내용은 포함하지 않았다.
앞으로 흥국생명에게는 8경기가 남아있다. 피해자들에게 사과는 했지만 쌍둥이 자매의 거취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초유의 사태에 구단도 신중을 거듭하고 있지만 '반성'하는 입장에서 망설이거나 사태를 관망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도 우선 구단의 결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 이미 연맹 차원에서 시스템 개편에 대한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흥국생명의 '스탠스'가 더 명확해져야 하는 이유다. 사과문을 발표하고 끝내기에는 사태가 너무 심각하다.
[과거 학교폭력 논란에 사과한 이재영(왼쪽)-이다영 쌍둥이 자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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