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야간이라 공이 빨라 보여서 못 쳤다."
키움 내야수 신준우(20)는 대구고를 졸업하고 2년차를 맞이했다. 1년차 기록은 퓨처스리그 단 한 타석이 전부였다. 2020시즌이 그렇게 허무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2019년 부산 기장에서 열렸던 WBSC U18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정도로 촉망 받는 유망주다.
2020년 2라운드 전체 17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대만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됐다. 그러나 대만에 입성하지 못하고 수술대에 올랐다. "불의의 사고"로 오른 무릎을 다쳤다. 재활만 6~7개월이었다.
홍원기 감독은 신준우를 올해 다시 1군 스프링캠프에 불렀다. 기대되는 선수라고 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패기 가득한 신예에게 방망이를 선물 했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룸메이트 김웅빈은 훈련 외 시간의 길잡이가 됐다.
신준우는 16일 고척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2군 캠프에 갈 줄 알았는데 1군에 올라와서 놀랐다. 수술을 하고 재활 초반에는 막막했다. 다시 뛸 수 있겠나 싶었다. 주변에서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 재활을 열심히 했고, 퓨처스리그 마지막 경기에 한 타석에 나섰다"라고 했다.
2020년이 아쉬웠던 건 사실이다. 신준우는 "지나간 낙엽도 조심하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알겠다. 작년에 안 다쳤다면 한 번쯤은 1군에서 기회를 받지 않았을까 싶다. 요즘 작년에 못했던 훈련을 하고 있다. 수비할 때 좌우 움직임을 걱정했는데 괜찮다"라고 했다.
현실적으로 신준우가 올해 키움 1군 내야에 비집고 들어갈 여지는 거의 없다. 그러나 중앙내야수로 잠재력이 있는 건 분명하다. 주 포지션은 유격수다. 2루와 3루도 가능하다. 스프링캠프라고 해도 1군의 맛을 느끼는 건 동기부여 차원에서 긍정적이다. 그는 "경기에 못 나가더라도 1군에 올라가고 싶다. 보면서 배우는 부분도 많다"라고 했다.
2년 전 청소년대표팀 시절 함께했던 김지찬(삼성)과 비활동기간에 대구에서 함께 운동했다. 신준우는 "대구가 고향이다. 지찬이는 능글맞다. 뭔가 알려주는 척 하면서도 안 알려줬다. '너도 하면 되지'라면서 같이 운동했다"라고 돌아봤다.
박주홍, 김휘집 등 또래들과도 잘 지낸다. 신준우는 "내가 주홍이를 따라 다니며 잔소리를 한다. 운동선수로서 욕심을 더 내라고 한다. 휘집이는 고교 때 이름만 알고 자세히 몰랐는데 열심히 하고 잘 하는 것 같다. 자극이 된다"라고 했다.
2년 전 청소년대표팀 동료들을 올해 1군에서 만나는 게 목표다. 특히 이민호(LG)와 소형준(KT)을 상대하고 싶어한다. 신준우는 "대표팀에서 라이브 배팅을 했다. 야간이라서 공이 더 빨라 보여서 못 쳤다. 민호와 형준이는 경기에도 많이 나온다. 올해 1군에서 상대해보고 싶다"라고 했다.
청소년대표팀 시절 동료들을 1군에서 만나기 위해 수비부터 어필해야 한다. 알바로 에스피노자 수비코치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신준우는 "코치님은 기본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세밀한 부분까지 잘 설명해준다. 적극적이다"라고 했다.
1군 캠프에서 많은 활동량을 보이며 살도 빠졌다. 신준우는 "살이 빠졌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힘이 든다. 그래도 안 다치고 한 시즌을 치러 보고 싶다. 그 다음은 1군에서 50경기 이상 출전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홍 감독의 관심에 감사한 마음이다. 신준우는 "감독님이 기대하는 만큼 미치지 못하겠지만, 열심히 따라가면서 부응하겠다. 초등학교 때부터 유격수를 많이 했다. 2루와 3루도 할 수 있다. 타격도 중요한데 일단 백업이라도 1군에 있고 싶다. 한 단계씩 차근차근 올라가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신준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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