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해는 팀과 선수들을 위해 200이닝 이상 던지고 싶다."
키움 히어로즈가 2020시즌에 5위로 주저앉은 이유 중 하나는 선발투수들의 부진이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선발진 WAR은 8.11로 8위에 그쳤다. 706⅓이닝으로 이닝 소화 9위, 선발 평균자책점은 4.45로 6위, 퀄리티스타트는 53회로 7위였다.
손혁 전 감독이 선발투수를 한 템포 빠르게 교체하는 스타일이긴 했다. 그렇다고 해도 전반적으로 선발투수들의 안정감이 떨어졌다. 부진에 부상 이슈까지 겹쳤다. 결국 홍원기 감독은 올 시즌 선발진 구성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에이스 에릭 요키시는 굳건했다. 지난해 27경기서 12승7패 평균자책점 2.14로 맹활약했다. 평균자책점 리그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키움과 재계약을 맺었다. 키움이 올 시즌 제이크 브리검과 결별하면서 선발진에서 요키시에 대한 무게감은 더 커졌다.
요키시는 자가격리를 마치고 16일에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18일에는 첫 불펜피칭을 했다. 예년보다 개막전이 살짝 밀리면서 여유 있게 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 추위와 무관한 고척스카이돔은 투수들이 시즌을 준비하는데 유리한 환경이다.
요키시는 18일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감독이 1선발이라고 했는데, 영광이다. 모든 게임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서 시즌을 잘 준비하겠다. 작년에는 200이닝 아래로 소화했는데(159⅔이닝), 올 시즌에는 팀과 다른 선수들을 위해 200이닝 이상 던지고 싶다"라고 했다.
1선발이자 에이스로서 강한 책임감이다. 에이스가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 불펜도 그만큼 휴식을 더 취할 수 있다. 다음 경기에 집중할 여건이 만들어진다. 토종 선발진이 계산이 되지 않는 부분이 많은 키움으로선 요키시의 '이닝 먹방'이 필요하다.
페넌트레이스를 144경기나 치르지만, 그래도 200이닝은 쉬운 기록이 아니다. 2020시즌의 경우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KT, 207⅔이닝)가 유일했다. 2018~2019년에는 단 1명도 200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요키시는 지난해 8월20일 고척 LG전 이후 어깨통증으로 두 차례 정도 로테이션을 걸렀다. 다행히 빠르게 회복했고, 9~10월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KBO리그 3년차라서 9개 구단에 낱낱이 분석된 상황. 반대로 요키시 역시 9개 구단 타자들에 대한 데이터와 경험을 충분히 갖고 있다.
요키시는 "자가격리 기간 동안 구단이 엄청나게 신경을 써줬다. 큰 집이 있고 정원도 있는 곳에서 캐치볼을 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었다. 추운 날들도 있었는데 캐치볼만 하지 않았고 다른 훈련을 했다"라고 했다.
요키시는 기교파다. 디셉션이 좋고, 주무기 투심과 싱커, 커브, 체인지업을 두루 섞는다. 요키시는 "작년과 비슷하게 타자의 약점을 위주로 공략할 것이다. 새로운 변화구를 다룰 생각은 없고, 데이터를 통해 기존 구종의 퀄리티를 더 높이고 싶다"라고 했다.
올 시즌 톱클래스급 좌완이 많지 않다. 외국인투수도 우투수가 많다. 그만큼 요키시는 희소성이 있는 에이스다. 그는 "한국에는 여전히 투심을 던지는 투수가 많지 않다. 좌타자 상대로 우월한 승부를 하고 싶다"라고 했다.
새 외국인투수 조쉬 스미스 케어에 대한 남다른 책임감도 드러냈다. 요키시는 "스미스가 새롭게 왔다. 예전에 브리검이 날 챙겨줬던 것처럼 내가 스미스를 챙겨줘야 한다. 장 보러 가는 것, 맛있는 식당을 알려주는 것 등 작은 부분이 중요하다. 한국과 미국의 문화 차이도 알려주려고 한다. 한국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면 모든 게 즐거워질 것"이라고 했다.
[요키시(위, 가운데), 요키시와 스미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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