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누군가 메운다."
키움 히어로즈는 최근 2~3년을 통틀어 가장 약한 전력으로 2021시즌을 맞이한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이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김상수(SK 와이번스)는 이적했다. 조상우는 부상으로 개막 후 1~2개월간 이탈한다. 이영준도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하지 못했다. 박준태도 컨디션 난조로 재활군으로 이동했다.
위기는 분명하다. 다만, 전통적으로 키움은 위기서 버텨내는 힘이 강력했다. 플랜A만큼 강한 플랜B로 대반격을 일으켜왔다. 팀 자체적인 육성 및 관리 시스템이 좋다. 야구를 향한 선수들의 의식도 남다르다.
우완 불펜 김태훈은 19일 고척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하성이에 대한 공백은 있다. 누군가 메워야 한다. 신인들(저연차들, 신준우, 김휘집 등)이 열심히 하고 자기 자리를 찾으려고 한다. 시즌 초반만 잘 넘기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좋은 결과가 나오면 분위기를 타서 더 좋은 성적이 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사실 불펜 공백은 좀 더 심각하다. 홍원기 감독은 안우진에게 선발투수로 경쟁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조상우~이영준~안우진으로 이어지는 지난해 필승계투조는 일단 사라졌다. 김상수의 공백마저 느껴진다. 주무기 투심으로 위기서 내야땅볼 유도능력이 좋은 김태훈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김태훈은 "불펜도 마찬가지다. 자리가 생기면 누군가 차지해야 한다. 노력하다 보면 분위기도 바뀔 수 있고 시너지가 날 수 있다. 그동안 상수 형이 투수들의 중심을 잡아줬는데 (오)주원이 형이 있다. 주원이 형이 좋은 말을 많이 해준다. 우진이가 선발로 가면 중간에 강속구 투수가 없는 게 크다. 그러나 (장)재영이가 오고 우진이도 선발 확정은 아니다. 강속구 투수가 없으면 변화구 투수로 메워야 한다"라고 했다.
김태훈부터 더 좋은 퍼포먼스를 위해 욕심을 낸다. 지난해 무려 53경기에 등판, 64이닝을 소화하면서 7승10홀드 평균자책점 4.22. 홍원기 감독은 올 시즌 김태훈의 '선발 알바'는 없다고 했다. 필승계투조의 핵심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시즌 초반 임시 마무리로 뛸 수도 있다.
김태훈은 "비활동기간에 집 근처 검단산(인천)을 올랐다. 일주일에 두~세 번, 2~3시간 코스였다. 3kg 정도 빠졌다. 코로나19로 운동할 곳이 없었다. 오르막이라 하체 운동, 체력 운동도 됐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에 그렇게 많이 던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올 시즌도 똑같이 준비한다. 공을 늦게 잡는다고 해도 몸이 안 아프다는 법도 없다. 보직이 고정되면 몸을 관리하기에 좋다. 상우가 돌아올 때까지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내가 마무리를 맡더라도 상우가 돌아오면 그 자리에 간다. 중요한 상황에 나가면 전력 투구를 할 것이다. 내가 할 것만 하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오버페이스는 경계한다. 김태훈은 "무조건 운동을 많이 하는 게 좋은 건 아니다. 쉴 때는 쉬어야 한다. 그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한다"라고 했다. 실제 김태훈은 작년 8월 초 허리 부상으로 2주 정도 이탈했다. 이후 9월까지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투구패턴의 수정도 계획한다. 김태훈의 투심과 포크볼은 타자 몸쪽으로 흘러가는 궤적이다. 그는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연습하고 있다. 다 안쪽으로 떨어지는 궤적이라서 흘러나가는 공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다. 슬라이더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땅볼유도를 더 많이 할 수 있다.
홀드에 대한 욕심도 냈다. 김태훈은 "두 자릿수 홀드는 물론이고 15개~20개까지도 하고 싶다. 일단 안 아파야 뭐라도 할 수 있다. 매년 시즌 중간에 부상으로 좋은 분위기가 끊겼다. 최대한 안 아파야 한다. 페이스가 좋을 때 치고 올라가야 홀드 20개를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키움 김태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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