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리포트: 강이슬·신지현 강력한 원투펀치, 더 아쉬운 하나원큐

[마이데일리 = 부천 김진성 기자] "시즌 막판에 경기력이 나아지니 아쉬움이 크다."

하나원큐는 코로나19로 단축시즌을 치른 2019-2020시즌에 3위를 차지했다. 이훈재 감독은 마이샤 하인즈 알렌과 고아라를 중심으로 강력한 트랜지션 시스템을 구축, 돌풍을 일으켰다. 현대농구의 트렌드와도 적합했다.

그러나 올 시즌 하나원큐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일단 이 감독의 더블포스트 실험은 완벽한 실패로 끝났다. 더블포스트의 페인트존 공수 마진이 너무 좋지 않았다. 오히려 기존의 강점만 잃었다. 공수 활동량이 뚝 떨어진데다 더블포스트 자체의 위력도 가져가지 못하면서 무너졌다.

또한, 에이스 강이슬은 시즌 초반 어깨통증으로 슈팅밸런스가 완벽히 깨졌다. 마이샤가 사라지면서 고아라에 대한 트랜지션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 고아라가 알 수 없는 부진에 빠졌고, 시즌 중반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표류했다.

이 감독은 재빨리 양인영 중심의 싱글포스트에 스몰라인업을 적시에 활용, 공수활동력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으로 돌아섰다. 이런 상황서 강이슬의 폼이 올라오고, 신지현이 리그 최고수준의 가드로 성장하면서 경기력을 눈에 띄게 올렸다.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로테이션 수비와 지역방어의 완성도도 꽤 올렸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신지현과 강이슬이 강력한 원투펀치로 자리매김, KB와 우리은행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는 점이다. 신지현은 특유의 날카로운 돌파와 미드레인지 게임, 3점포에 준수한 2대2 능력까지 보여줬다. 클러치능력도 좋았다. 후반기 활약만 놓고 보면 박혜진(우리은행)에게 크게 밀리지 않았다. 리그 최고 가드나 다름 없었다.

신지현이 실질적 에이스 역할을 했고, 양인영과 2대2, 거기서 파생되는 강이슬, 강유림, 정예림 등의 외곽공격까지 더하면서 경기력이 상당히 올라왔다. 결국 22일 신한은행과의 최종전 승리로 최종 라운드 전승. 오랜만에 5연승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역설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뒤의 상승세라서 하나원큐로선 더 아쉽다. 이훈재 감독도 같은 말을 했다.

강이슬, 신지현 원투펀치는 이날 역시 1쿼터에만 17점을 합작하면서 기선을 확실하게 제압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수비조직력이 너무 좋지 않았다. 강이슬과 신지현의 날카로운 돌파에 그대로 뚫렸다. 도와주는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에이스 김단비가 평소보다 부진하면서 쉽게 무너졌다. 하나원큐의 95-80 완승.

이제 하나원큐는 다시 기로에 선다. 올 시즌을 끝으로 강이슬, 고아라 등이 FA 자격을 얻는다. 다음 시즌은 이훈재 감독의 계약 마지막 시즌. 기본적으로 강이슬을 잡아야 하는 부담이 있고, 특유의 강한 활동력을 유지하면서 +@를 만들어야 한다. 마침 올 시즌 WKBL FA 시장은 역대급이다.

[강이슬(위), 신지현(아래). 사진 = 부천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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