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투자 금액? 5천 500억"…넷플릭스, 한국 콘텐츠에 거는 기대감 [종합]

[마이데일리 = 권혜미 기자]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의 아시아 지역 콘텐츠를 담당하고 있는 김민영 총괄이 전 세계적으로 뻗어가는 한국 콘텐츠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25일 열린 넷플릭스 콘텐츠 로드쇼 'See What’s Next Korea 2021'에 김민영 총괄과의 온라인 간담회 시간이 마련됐다.

이날 김민영 총괄은 첫 답변으로 가장 많은 질문이 쏟아졌던 "넷플릭스에서 평가하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질문에 "한국 콘텐츠는 아시아에서의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정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초반엔 넷플릭스 서비스 안에 한국 콘텐츠가 다양하게 있지 않았다. 그런데 저희가 '비밀의 숲', '미스터 션샤인' 등 하나하나 작품이 들어오면서 시그널이 명확해졌고, 한국 콘텐츠를 좋아하시는 아시아의 많은 분들이 유입됐다. 그러면서 점점 한국 콘텐츠에 대한 확신이 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넷플릭스에서 히트된 한국 작품들을 언급하며 "사실 '킹덤', '인간수업', '사랑의 불시착' 같은 작품으로 기존 한국 콘텐츠 팬들 뿐만 아니라, 원래 한국 콘텐츠를 보지 않았던 분들까지 작품들을 보게 됐다. 4분기 실적 발표 때 말했듯 '스위트홈'을 2천2백만 가구가 시청했었다고 하더라. 단순한 일시적 기행이나 현상을 넘어서 글로벌 대중 문화의 한 장르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한국 콘텐츠의 가파른 발전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김민영 총괄은 "한국 시청자분들은 문화를 감상하는 것에 대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 같다. 인터넷 보급률도 높은 것 같고. 그래서 아시아 시장에 더 다가가기 위해선 한국 콘텐츠가 너무 중요하다. 지금까지 7천700억 원을 한국에 투자할 수 있었고, 올 한 해도 5천500억 원 투자가 결정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의 작품과 차별화되는 한국 작품의 특징은 무엇일까. 이에 김민영 총괄은 "훌륭한 배우, 작가, 감독님도 많이 계시고 기술도 훌륭하다. 그러다보니 정말 다양한 스타일도 많이 나오고, 작품들의 퀄리티가 정말 훌륭한 것 같다"고 답했다.

더불어 그는 "그런데 저는 한국 작품이 강하게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가 그 작품이 갖고 있는 감수성일 거라 생각한다. 한국 콘텐츠가 다른 나라에서 나오는 것보다 감정의 디테일을 정말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외국 드라마의 경우 사건을 중점으로 보여준다면, 한국 드라마는 사건 뿐만 아니라 감정을 더 생기있기 표현한다. 그래서 극에 더 이입할 수 있도록 시청자 분들을 잡아두는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작년 한 해 '킹덤', '인간수업', '스위트홈' 등 좀처럼 보기힘든 장르물이 넷플릭스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제작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일까. 김민영 총괄은 "사실 저희가 하는 모든 것들 중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시청자들을 최우선으로 두는 거다. 넷플릭스는 결국 시청자분들이 매달 지불되는 회비로 운영되지 않나. 그렇기에 시청자들에 좋은 콘텐츠를 보여드리는 게 최우선적인 목표인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수요는 있지만 공급은 없는 작품이 뭘까' 늘 고민했다. 그 덕에 '킹덤', '스위트홈', '인간수업'같은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두 번째 요인으로는 "작가, 감독, 제작진, 배우분들에 '넷플릭스와 작업했을 때 더 좋은 경험을 선사해주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고 설명했고, 세 번째로는 "우선적으로 한국 팬들을 공감시켜야 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고 소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넷플릭스를 포함한 향후 OTT 시장의 전망은 어떨까. 김민영 총괄은 "시청자들의 콘텐츠 시청 패턴이 많이 변화하고 있다. '왓챠', '웨이브', '티빙' 등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나 선택지가 늘어나니까 시청자들에겐 좋은 것 같다. 산업 전체가 동반 성장하는게 저희로서는 굉장히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공급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많아지고 더 많은 양질의 콘텐츠가 세상에 나오게 되면 창작자도 더 노력을 하지 않나. 지금은 파이를 키워 나가는 게 중요하지, 작은 파이를 나눌 때가 아닌 것 같다"고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또 김민영 총괄은 콘텐츠 계약 조건에 대해 말하면서 "모든 과정은 너무 당연하게 제작사, 배우분들과 충분히 상의를 거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구조는 좋은 작품을 찾고, 그 작품의 시청층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투자를 내리고, 그 계약에 대한 리스크를 저희가 안고 간다. 제작자 분들엔 수익을 보장하는 게 저희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침체기를 겪는 영화 시장에서 넷플릭스를 향해 "콘텐츠를 잠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김민영 총괄은 "모두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저희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성장하고 유연하게 협업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 영화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분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영화를 보는 분들이 한국 영화에 호평을 보내주신다면 더 좋은 것 같다. 또 제작자 분들도 흥행 여부 상관없이 본인 얘기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서 한국 영화를 저 세계에 알리고, 전세계 시청자들을 개발하는 노력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스토리를 찾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민영 총괄은 넷플릭스를 통해 앞으로 더 보여주고 하는 이야기에 대해 말했다. 그는 "이 세상엔 정말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 우선 보시는 분들이 작품 안에 본인 모습을 투영할 수 있게 하는게 목표"라면서 "또 넷플릭스가 글로벌 서비스지 않나. 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상황에서 세상의 창이 될 수 있는, 앉은 자리에서 다른 문화와 언어를 한 곳에 가져올 수 있는 게 작은 소망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시청자들에 즐거움을 제공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끝맺었다.

[사진 = 넷플릭스]

권혜미 기자 emily00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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