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이제 신세계 소속이다."
추신수(신세계)는 메이저리그에 몸 담았던 시절 KBO리그에 갈 수 있다면 고향팀 롯데 자이언츠에 가고 싶다고 한 적이 있다. 추신수에게 롯데는 고향팀이다. 부산은 아메리칸드림을 키운 추억과 낭만이 있는 곳이다.
부산 수영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부산중, 부산고를 거쳤다. 야구를 배우고 실력을 끌어올리면서 자연스럽게 롯데 자이언츠를 접했다. 당연히 롯데로 가고 싶은 생각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더 원대한 꿈을 꿨고, 태평양을 건넜다.
KBO의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에 따라 SK 와이번스가 추신수의 지명권을 가졌다. 어느덧 14년이 흘렀다. 당시 지명을 받은 선수들 중 추신수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KBO를 거쳐 은퇴했다. 대신 추신수는 성공한 베테랑 메이저리거로 우뚝 섰다.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7년 1억3000만달러 계약을 마친 이번 오프시즌에도 KBO리그와 인연은 없는 듯했다. 메이저리그 잔류를 먼저 고려한다는 미국 언론들 보도가 많았다. 그러나 신세계가 SK 와이번스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추신수 영입에 탄력이 붙었다. 새 출발하는 신세계에 추신수 이상의 파급력을 가진 새로운 간판스타는 없다.
추신수가 올 시즌을 신세계에서 완주하면 해외파 특별지명 규정에 따라 트레이드도 가능하다. 추신수의 롯데행 가능성이 이론적으로 열려있다는 뜻이다. 실제 2012년 넥센 히어로즈를 통해 KBO리그에 입성한 김병현도 훗날 고향팀 KIA 타이거즈로 이적했다.
그러나 신세계는 올 시즌이 끝나도 추신수를 트레이드 할 생각이 없는 듯하다. 추신수를 축으로 타선의 업그레이드는 물론, 새로운 덕아웃 리더 역할까지 기대한다. 이제 추신수에게 롯데와 부산 사직구장은 추억일 뿐이다.
추신수는 25일 입국인터뷰서 "롯데에 대한 별다른 생각은 없다. 신세계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릴 때 롯데를 보고 야구를 시작했고 그러면서 어린 시절을 보낸 건 사실이었다. 이제 신세계 소속이라 여기서 집중해야 한다"라고 했다. 추억은 추억일 뿐, 계약은 비즈니스다.
신세계도 추신수에게 진심을 보여줬다. 25일 입국인터뷰 현장에 민경삼 사장과 류선규 단장이 직접 나왔다. 그리고 17번이 새겨진 신세계 임시 유니폼을 전달했다. 가슴에 'INCHON'이 들어갔다. 와이번스 시절 유니폼과 흡사했다. 그러나 우측 상단에 'SSG.COM'을 새겨 차별성을 뒀다. 양쪽 소매에는 '신세계', 'e마트'가 보인다. 신세계는 임시 유니폼을 추신수에게 처음으로 줬다. 그만큼 추신수를 특별하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신세계와 롯데는 유통라이벌이다. 이제 추신수는 고향팀의 라이벌 간판타자로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불혹이지만, 2~3년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추신수가 퍼포먼스를 낼수록 신세계는 신나고 롯데는 좌절할 수 있다. 반대의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어쨌든 추신수와 롯데는 함께 웃을 수 없다. 추신수가 KBO리그에 새로운 스토리라인을 만들어갈 수 있다. 이미 3월22~23일 부산 시범경기 2연전, 4월3~4일 인천 공식 개막 2연전이 큰 관심을 모은다. 친구이자 불혹의 라이벌 이대호와의 맞대결도 볼거리다.
추신수는 "오랫동안 기다린 것 같다. 정말 열심히 뛸 것이고 미국에서 한 것처럼 사명감을 갖고 하겠다. 빨리 팬들을 만나고 싶다. 코로나19 때문에 관중이 얼마나 올지 모르겠지만, 관중 앞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나로 인해 신세계가 나은 성적, 좋은 결과를 보여주면 좋겠다"라고 했다.
[추신수. 사진 = 인천공항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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