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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용인 김진성 기자] 극심한 체력전이었다.
KB는 삼성생명과의 7일 챔피언결정1차전서 또 한번 아킬레스건을 드러냈다. 공수활동량이 많이 떨어지고, 그에 따른 디테일의 부족함이 있었다. 결국 풍부한 활동량, 특히 날카로운 트랜지션을 앞세운 삼성생명에 무너졌다.
많이 뛰는 삼성생명은 4강 플레이오프를 3차전까지 치렀다. 그러나 KB도 체력전서 그다지 앞선다고 보기 어려웠다. 삼성생명과 똑같이 정규경기 30경기를 치렀고, 플레이오프서 단 1경기를 덜 했다. 그리고 강아정(발목), 염윤아(허리) 등 주축들이 잔부상이 있다.
때문에 삼성생명이 플레이오프의 텐션을 이날도 유지하면, 이번 챔프전 흐름은 삼성생명으로 넘어갈 여지가 충분했다. 다만, KB는 여전히 기본적인 힘의 우위가 있다. 박지수의 존재감, 거기서 파생되는 효과가 있다.
초반부터 극심한 체력전이었다. 두 팀 모두 안 해도 되는 실책을 잇따라 범했다. 몇몇 선수들은 슈팅밸런스가 상당히 좋지 않아 보였다. 일단 KB는 스위치디펜스를 많이 하는 삼성생명을 상대로 김한별에게 부담을 가중시켰다. 심성영이 김한별을 많이 끌고 다녔다. 다만, 그 이상의 확실한 임팩트는 없었다. 삼성생명은 계속 김한별과 배혜윤을 같이 쓰면서, KB의 더블팀을 유도하고 강한 활동량으로 맞섰다.
삼성생명은 김한별과 김보미가 순간순간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며 흐름을 이끌었다. 그러나 김보미는 하프타임 때 벤치에 누워서 쉬는 모습이 보였다. 이미 체력이 방전됐다. KB는 외곽의 빠른 패스워크가 1차전보다 좋아졌고, 최희진, 강아정이 적시에 3점포를 가동했다. 배혜윤에 대한 더블팀, 지역방어도 간헐적으로 활용했다.
KB가 3쿼터에 흐름을 잡았다. 심성영 대신 허예은이 들어갔다. 패스센스는 이미 리그 최고수준. 그러나 신장이 작고 팀 디펜스에 대한 이해도가 다소 떨어진다. 수비에서 구멍이 나는데 슈팅능력도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 때문에 허예은이 긴 시간 뛰면 오히려 삼성생명이 유리해질 수 있는 상황.
결국 삼성생명이 수비 에너지가 떨어졌다. KB 박지수가 세 차례 연속 포스트업에 성공했다. 그리고 5분57초전 강아정과의 2대2를 통해 득점을 만들었다. 이때 삼성생명 수비는 박지수를 비워주고 볼 핸들러에게 몰리는 미스를 범했다. 확률을 감안할 때 당연히 박지수에게 집중해야 했다.
여기에 허예은이 박지수의 스크린을 받고 기습적으로 탑에서 3점포를 터트렸고, 박지수와의 2대2에 이어 강아정의 좌측 코너 3점포까지. 이 역시 삼성생명의 대처가 미흡했다. 결국 KB의 10점 내외 우세로 4쿼터 승부처에 돌입했다.
그런데, 4쿼터에 또 흐름이 변했다. KB는 허예은을 빼고 이날 부진한 심성영을 투입했다. 흐름이 삼성생명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신이슬의 기습적인 3점포에, 5분9초전 김보미의 엄청난 공격리바운드, 4분36초전 김한별의 박지수 상대 헬드볼 유도(수비 성공)가 있었다. 이후 윤예빈의 자유투로 1점차 추격. 결국 배혜윤과 김한별의 묵직한 골밑 공격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박지수에 대한 김한별의 강력한 수비도 주효했다.
KB는 승부를 던졌다. 2분37초를 남기고 허예은과 심성영을 동시에 가동했다. 볼 흐름을 더 원활하게 하겠다는 전략. 허예은이 볼 핸들링을 했다. 결국 KB는 31.2초전 박지수 더블팀을 잘 활용했다. 골밑을 파고 든 허예은이 자유투 2개를 얻어 모두 넣었다. 동점. 이때, 삼성생명은 배혜윤이 5반칙 퇴장했다.
KB는 16.4초전 박지수가 볼 없는 상황서 김보미를 밀었다. 김보미가 자유투 2개를 넣었다. KB도 강아정이 경기종료 직전 김보미의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었다. 연장행. 김보미도 5반칙 퇴장. KB가 유리한 흐름.
연장서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다. 자유투 승부였다. KB는 심성영이 박지수의 더블팀을 이용, 골밑슛과 추가자유투를 얻었다. 승부를 뒤집는 득점. 그러나 추가 자유투 실패. 이후 1점 앞선 경기종료 6초전 결정적 트레블링을 범했다. 반면 삼성생명은 0.8초를 남기고 김한별이 박지수를 상대로 포스트업 득점. 배혜윤, 김보미, 김단비가 잇따라 퇴장했으나 끝내 버텨냈다. 삼성생명의 84-83 승리. 김한별과 배혜윤, 김보미 등 베테랑들의 미친 텐션이 2006년 여름리그 후 15년만의 우승을 눈 앞에 두게 했다.
[삼성생명 선수들. 사진 = 용인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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