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저렇게 던지면 팔 안 아프나."
메이저리그에는 160km를 던지는 투수가 수두룩하다. 그러나 국내에는 여전히 평균 150km을 넘기는 투수가 많지 않다. 요즘 KBO리그 타자들이 빠른 공에 대한 대응능력이 향상됐다고 해도 150km을 꾸준히 넘기는 투수는 확실히 메리트가 있다. 감독이 마운드 운용을 할 때 전략적인 배치에 의한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올 시즌 키움 히어로즈 1군 마운드에 150km 듀오가 뜰 수 있다. 주인공은 4년차 우완 안우진과 신인 장재영. 안우진은 사실상 선발 한 자리를 차지했다. 장재영은 올해 당장 1군 풀타임을 뛸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장기적으로 1군 주축으로 키워야 할 자원이다.
3일 자체 연습경기서 나란히 등판했다. 안우진은 선발 등판해 2이닝 4탈삼진 무실점, 장재영은 구원 등판해 ⅔이닝 2볼넷 무실점했다. 둘 다 패스트볼 최고 154km를 찍었고, 평균 152km까지 나왔다. 결과를 떠나 빠른 공이 쉴 틈 없이 포수 미트에 시원스럽게 꽂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4월 3일 페넌트레이스 개막을 앞두고 빌드업을 하는 과정이다. 장재영은 지난주 한화와의 연습경기, 안우진은 최근 자체 연습경기에 한 차례 더 등판했다. 역시 150km를 찍었다. 시즌이 개막한 뒤 날씨가 따뜻해지면 구속은 더 올라갈 수도 있다. 안우진은 지난해 막판 160km까지 찍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안우진의 지난해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52.3km였다. 메인 셋업맨으로 뛰면서 1~2이닝을 전력으로 투구했다. 선발로 뛰었던 2019년에는 평균 147km. 2년만에 선발로 뛰니, 대략 140km 후반 혹은 150km 언저리의 평균구속을 기대해볼 만하다.
키움으로선 올 시즌 안우진이 풀타임 선발로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장재영이 셋업맨으로 뛰면서 가능성을 확인하면 만족할 수 있다. 마운드 운용의 실리도 챙기고, 팬들도 볼거리를 찾을 수 있다.
아무래도 둘 다 변화구 제구력과 경기운영에 약점이 있다. 특히 안우진보다 경험이 부족한 장재영은 당장 1군 선발로테이션에 포함되는 건 어려워 보인다. 6일 한화와의 연습경기서도 적시타를 맞는 등 프로의 쓴 맛을 봤다.
대신 둘 다 젊고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기대해봐도 좋은 복권이다. 확실히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이 있다. 부상만 조심하면 장기적으로 키움 마운드를 이끌어갈 주축투수들인 건 분명하다.
특히 안우진은 지난 3년의 경험이 있다. 지난해 어깨 부하를 줄이기 위해 팔 스윙 폭을 간결하게 하면서 강점을 극대화했다. 최원태는 지난 3일 연습경기 후 인터뷰서 "아무래도 아직 우진이가 재영이보다 공이 좀 더 좋은 것 같다. 재영이도 좋은데 우진이가 경험이 좀 더 있으니까"라고 했다.
재미있는 건 최원태는 장재영의 강속구에 별 다른 감흥(?)이 없다는 점이다. 이미 안우진의 빠른 공을 많이 봤으니 무덤덤하다. "우진이 공이 워낙 빨라서 그런가, 재영이의 빠른 공이 그렇게 놀랍지 않다. 그래도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투수가 우리 팀에만 두 명이나 있다. 나는 더 빠른 공을 던지고 싶지는 않다. '저렇게 던지면 (슬쩍 웃으며)팔 안 아프나?'라는 생각은 든다"라고 했다.
[안우진(위), 장재영(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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