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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연 "운명처럼 만난 '아마데우스', 두근거리는 도전이었다" [인터뷰 종합]

시간2021-03-10 07:01:45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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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아마데우스'는 운명처럼 만나게 됐어요. 신나고 두근거리는 도전이었습니다."

9일 오후 온라인으로 만난 뮤지컬배우 차지연(38)은 "나를 뮤즈로 생각해주는 연출께서 수많은 색을 입혀주셔서 몰랐던 세계를 펼칠 수 있게 돼 최고의 축복이다. '젠더 프리' 캐스팅에 대한 도전을 좋아하고 용기 내서 하고 있지만, 함부로 모든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선을 지키려고 노력 중이다. 위험성이 있는 것은 심도 있게 오랫동안 생각한다. '아마데우스' 역시 오랜 시간 생각하고 많이 고사했다"라며 "관객이 함께 따라와주실 수 있는 캐릭터를 완성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폐막한 연극 '아마데우스'는 영국의 극작가 피터 셰퍼의 극본을 원작으로 삼아 지난 2018년 국내에서 초연했다. 타고난 재능을 지닌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와 그에게 경외와 질투를 느끼며 자신의 평범함에 고통스러워했던 살리에리의 고뇌를 조명했다.

차지연은 누구보다 음악을 사랑하는 노력파로 비엔나의 궁중 작곡가 자리에까지 올랐지만,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한눈에 알아보고 그에게 경이로움과 질투를 느끼며 자신의 평범함에 고통스러워하는 살리에리 역을 맡았다. '더 데빌', '광화문연가'에 이어 남성 캐릭터에 도전했다. 차지연은 "'젠더 프리' 캐스팅의 선두주자가 됐는데 노렸다기보다 연출께서 나를 믿고 맡겨주신 덕분이다. 배우로서 큰 행운"이라며 겸손해했다.

지난해 11월 17일 첫 공연을 올린 '아마데우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약 2개월간 관객을 만나지 못했다. 차지연은 "앞이 깜깜했다. 생계도 걱정됐다.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관객의 열기와 호흡, 숨소리가 가득 채워져서 뜨겁게 달아오를 때의 느낌이 그립더라. 무대에 설 수 있게 허락되는 시기가 온다면 사력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평균치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공연을 해내야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라고 돌이켰다.

차지연은 SBS 새 금토드라마 '모범택시'를 통해 브라운관 신고식에 나선다. '모범택시'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 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이야기를 담은 사적 복수 대행극으로, 극 중 차지연은 지하 금융계 큰손 대모 역으로 분한다.

2006년 '라이온킹'으로 데뷔해 '서편제', '아이다', '레베카', '마타하리', '위키드', '호프', '레베카', '마타하리', '마리앙투아네트', '위키드' 등 다수의 뮤지컬에서 주역을 맡으며 굳건한 입지를 다진 베테랑 배우지만, 특별 출연을 제외하면 드라마는 15년 만에 처음이다. 차지연은 "배울 점투성이다. 드라마 현장은 마법 같은 공간이더라. 낯설고 신기하면서도 매력이 있었다. 조금 더 섬세하고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며 "캐릭터가 가진 아우라가 브라운관을 뚫고 여러분에게 전해지면 좋을 것 같다. 등장 순간부터 분위기와 아우라로 압도해야 하는 역할이어서 쉽진 않다. 보시기에 어둠의 세계에서 많은 악행을 당연한 듯 벌이는 역할이다.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또 "연기의 톤이나 무게감이 튈까 봐 힘을 뺐다. 일상적으로 대화하듯 드라마라는 장르에 맞춰 묵직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며 "이제 첫 작품을 시작했지만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 새로운 역할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 '저 배우는 무대뿐만 아니라 브라운관에 가더라도 믿음을 준다', '저 배우가 선택한 작품이면 이유가 있겠지. 보고 싶다'란 생각이 들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지점에 있는 것 같다. 잘 나아가고 싶다. 겸손하게 배워서 훌륭한 스태프, 배우진에게 폐를 끼치지 않게 신인의 자세로 하고 있다. 용기를 주시고 좋아해주셔서 재밌게 촬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지연은 자신의 강점으로 "열정"과 "성실"을 꼽았다. 그는 "데뷔 초부터 나만의 무기는 연습부터 공연까지 허투루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품을 잘 살릴 수 있는 재료로서 노력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데뷔 16년 차를 맞았지만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차지연이다. 그는 "이미지가 주는 것은 한계가 있다. 새롭게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었다"라며 "비슷한 분위기의 역할은 연달아서 하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다른 색깔을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쓴다"고 말했다.

[사진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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