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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청주 최창환 기자] 청주 KB스타즈가 자칫 ‘여자농구특별시’라 불리는 홈에서 우승 축포를 내줄 수 있는 위기. 박지수의 골밑장악력이 발휘됐다. 덕분에 KB스타즈도 반격의 1승을 따냈다.
박지수는 1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의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선발 출전, 풀타임을 소화하며 30득점 16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KB스타즈는 심성영(25득점 3점슛 5개 5리바운드 6어시스트)의 지원사격을 묶어 82-75로 승, 벼랑 끝에서 귀중한 1승을 챙겼다. 시리즈 전적은 1승 2패가 됐다.
1쿼터에 야투 6개, 자유투 1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14득점한 박지수는 이후에도 꾸준히 득점을 쌓았다. 상대의 집중 견제에도 자유투 성공률 100%(7/7)를 기록하는 등 집중력을 유지했다. 30득점은 박지수의 챔프전 최다득점이었다.
박지수는 경기종료 후 “상대가 우리의 홈에서 축포를 못 터뜨리도록 하겠다는 마음으로 나왔다. 오늘 지면 경기를 더 하고 싶어도 못한다. 다들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지만, 상대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한 발 더 뛰자는 마음이었다. 홈에서는 절대 (우승을)내주지 말자는 마음으로 임했고, 기분 좋게 승리했다”라고 말했다.
박지수는 이날 경기에 앞서 정규리그 7관왕을 기념, 입장한 관중 전원에게 커피를 제공한 터였다. 챔프전 돌입에 앞서 준비된 이벤트였다고. 박지수는 “4차전에서 커피를 제공하고, 팬들과 우승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팬들에게 기분 좋게 (커피를)드리고 싶었는데, 그게 안 돼 너무 아쉽다. 그래도 팬들이 잘 드셨으면 한다. 그동안 상금을 받으면 선수들과 함께 썼는데, 이번에는 코로나19 때문에 회식을 못했다. 선수들에겐 미안하지만, 모처럼 경기장에 입장한 팬들을 위해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인천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기습적인 3점슛을 터뜨렸던 박지수는 챔프 3차전에서도 1쿼터에 3점슛을 성공시켰다. 그리곤 특유의 세리머니도 펼치며 팬들과 호흡했다.
박지수는 이에 대해 “그때도, 오늘도 정해진 패턴은 아니었다. 사실 (심)성영 언니 패턴이었지만, 언제든 외곽에서 슛을 던질 생각도 하고 있었다. 평소에 연습하기도 했는데 잘 나온 것 같다. 목이 안 좋아서 뒤로 젖혀지는 게 안 된다. 그게 슛 던질 때 버릇이었는데, 오늘은 의도와 달리 목이 안 움직여서 슛 감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라며 웃었다.
목 통증은 챔프 2차전이 끝난 이후 찾아왔다. 박지수는 “4쿼터 막판에 다쳤다. 코트에 부딪쳤던 건지, (김)보미 언니와 부딪쳤던 건지는 헷갈린다. CT 결과는 괜찮았는데 다음날(10일) 일어난 후 목을 못 움직였고, 오늘 오전에 슛 연습도 못했다. 그래서 슛 감이 좋았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KB스타즈는 2차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한 바 있다. 연장전에서 위닝샷을 성공시킨 김한별을 수비했던 선수가 바로 박지수였다. “그 득점 후 (작전타임)부저가 울렸는데 코트에 못 서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압박감이 심했다. 나 때문에 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니 지나간 건 잊어버리자는 마음이었다. (심)성영 언니도 그날 엄청 울었다. 오늘은 성영 언니와 내가 조금 잘해서 그나마 만회한 것 같다.” 박지수의 회상이다.
수용 가능한 30% 좌석을 모두 채운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전했다. 박지수는 “팬들이 있어서 정말 큰 힘이 된다. 응원을 너무 열정적으로 해주셨다. 경기 끝난 후 팬들에게 인사할 때 울컥했다. 원래 일상인데, 그 일상을 못 누리다 팬들을 만났다. 그래서 울컥했던 것 같다. 오늘 와주신 팬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급한 불을 껐지만, KB스타즈는 여전히 벼랑 끝이다. 당장의 패배는 준우승을 의미하는 가운데, KB스타즈는 오는 13일 홈에서 챔프 4차전을 치른다.
박지수는 “오늘과 같은 마음으로 임할 것이다. 홈에서는 절대 축포를 터뜨리게 할 수 없다. (경기를)더 하고 싶어도 못한다는 마음, 마지막이란 마음으로 임하겠다. 초반 분위기 싸움이 가장 중요하다. 오늘도 초반부터 승기를 잡은 건 아니지만, 접전 상황에서 위기를 넘겨 이길 수 있었다. 초반 분위기 싸움에서 이겨야 할 것 같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박지수. 사진 = 청주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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