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4강 플레이오프 부활을 두고 각양각색의 목소리가 나왔다. 일각에서 우려도 표했지만, 삼성생명은 당위성을 증명했다. 그야말로 ‘언더독의 반란’이었다.
용인 삼성생명은 지난 15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스타즈와의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74-57로 승리했다. 삼성생명은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기록,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생명이 챔프전 우승을 따낸 것은 변연하, 박정은이 활약한 2006 여름리그 이후 약 15년만이자 통산 6번째였다.
2000 여름리그부터 4강 플레이오프 체제를 운영해왔던 WKBL은 통합리그 체제로 바뀐 2007-2008시즌 이후에도 한동안 4강 플레이오프 체제를 유지해왔다. 1위-4위, 2위-3위 대진으로 구성된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팀들이 챔프전에서 5전 3선승제로 우승을 다퉜다.
WKBL은 신선우 총재 시절이었던 2013-2014시즌에 플레이오프 방식에 변화를 줬다. 정규리그 1위에게 챔프전 직행 어드밴티지를 주고, 2위와 3위가 3전 2선승제의 플레이오프로 챔프전 티켓을 노리는 방식이었다. 6개팀 가운데 절반 이상인 4개팀이 플레이오프에 오르고, 종종 경쟁력이 떨어지는 4위팀에 대한 반대여론도 있었던 데에 따른 변화였다. 양날의 검처럼 장단점 역시 분명한 제도였다.
실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팀들이 예외 없이 챔프전 우승을 차지하자, WKBL은 2020-2021시즌에 앞서 다시 변화를 줬다. 종전과 같은 4강 플레이오프 제도를 부활시킨 것. 1위팀이 누리는 혜택이 지나치게 높아져 플레이오프만의 묘미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4강 플레이오프 부활에 대한 반대여론 역시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세간의 평가를 뒤집었다. 정규리그 1위 우리은행과 맞붙은 4강 플레이오프에서 벼랑 끝 위기를 딛고 챔프전에 진출한 것. 삼성생명은 이어 박지수를 앞세운 KB스타즈에 객관적 열세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마저 뒤집으며 새 역사를 썼다.
삼성생명의 정규리그 성적은 14승 16패 승률 .467에 불과하다. WKBL, KBL을 통틀어 정규리그 승률이 5할 미만에 불과했던 팀이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것은 삼성생명이 최초의 사례였다.
다만, 삼성생명은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 정규리그 막바지에 그간 출전 경험이 적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경기를 운영했다. 주축선수들의 과부하를 방지하는 것은 물론, 플레이오프에서 보다 폭넓게 선수들을 투입하기 위해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모드’에 돌입한 셈이었다.
5할 승률 미만인 팀의 챔프전 우승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지만, ‘4위의 기적’을 노린 삼성생명의 플레이오프 및 챔프전 준비 과정만큼은 폄하하지 않아야 한다. 역사는 2020-2021시즌 챔피언을 삼성생명으로 기억할 것이다.
[삼성생명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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