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선수로 치른 ‘마지막 봄 농구’는 어느 때보다 화려했다. 은퇴를 각오하며 시즌을 맞이한 김보미가 마침내 기쁨의 눈물과 함께 시즌을 마무리했다. WKBL이 통합리그 체제로 바뀐 후 처음 맛본 챔프전 우승이었다.
용인 삼성생명은 지난 15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스타즈와의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74-57로 승리했다. 삼성생명은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기록, 4위로 챔프전에 오른 팀으로는 역대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보미에겐 의미가 남다른 우승이었다. 2005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1라운드 3순위로 춘천 우리은행(현 아산 우리은행)에 지명된 김보미는 2차례 챔프전 우승을 경험했지만, 모두 통합리그 이전에 맛본 우승이었다. 우리은행은 김보미가 신인이었던 2005 겨울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이어 2006 겨울리그에서도 타이틀을 따냈다. 2006 겨울리그는 김보미가 가장 최근 우승을 경험한 시즌이었다.
1998년 출범 후 여름리그, 겨울리그로 나눠 시즌을 치렀던 WKBL은 2007-2008시즌을 기점으로 여름리그, 겨울리그를 통합해 시즌을 진행해왔다. 김보미는 이후 3차례 챔프전 무대를 밟았지만, 번번이 아쉬움을 삼켰다. 구리 KDB생명 시절이었던 2010-2011시즌에 챔프전 무대를 밟았으나 ‘레알’ 안산 신한은행(현 신한은행)에 스윕을 당했고, 청주 KB스타즈로 이적한 이후 맞은 2차례 챔프전(2014-2015시즌, 2017-2018시즌)에서도 준우승에 그쳤다.
이후에도 ‘우승의 여신’은 김보미를 외면했다. 박지수 입단 후 점차 우승권 전력으로 성장해나가던 KB스타즈는 2017-2018시즌 준우승 이후 FA 시장에서 염윤아를 영입했다. 당시 염윤아를 넘겨준 부천 KEB하나은행(현 하나원큐)이 보상선수로 택한 선수가 바로 김보미였다. 김보미는 KEB하나은행의 지명을 받은 후 5일 만에 이하은과 트레이드돼 삼성생명으로 이적했다.
운명의 장난인 걸까. 김보미는 삼성생명 이적 후 첫 시즌인 2018-2019시즌에 챔프전 무대를 밟았지만, 공교롭게도 상대는 KB스타즈였다. 삼성생명은 전력차를 절감, KB스타즈에 스윕을 당했다. 김보미는 불과 한 시즌 전 챔프전을 함께 했던 옛 동료들의 우승을 눈앞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조기종료된 2019-2020시즌을 최하위로 마친 삼성생명은 절치부심하며 2020-2021시즌을 준비했다. 김보미에게도 의미가 남다른 시즌이었다. 은퇴를 불사하며 비시즌을 보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전망을 뚫고 챔프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어 ‘언더독’으로 평가받은 챔프전에서 KB스타즈를 꺾고 왕좌에 올랐다. 변연하, 박정은이 활약했던 2006 여름리그 이후 약 15년 만에 맛본 챔프전 우승이었다. 김보미 역시 통합우승 체제가 도입된 이후 첫 우승을 맛봤다.
무임승차가 아니었다. 김보미는 플레이오프, 챔프전을 거치며 공수에 걸쳐 궂은일로 공헌했다. 과감한 돌파를 선보이는가 하면, 강아정 등 슈터들의 수비를 도맡으며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김보미는 파울아웃된 3차전을 제외한 4경기 모두 30분 이상을 소화하는 등 챔프전 5경기 평균 12득점 3점슛 1.6개 4.6리바운드로 활약했다. 김보미는 삼성생명이 챔프전 우승을 확정지은 5차전 수훈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프로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데에 있어 더 없이 화려한 마침표. 그야말로 ‘꽃피는 보미’ 온 챔프전이었다.
[김보미.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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