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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tvN '드라마 스테이지 2021'이 세 번째 작품 ‘덕구 이즈 백’에서 ‘생명 보험금’이라는 현실적인 소재를 통해 충격적인 가족 와해 드라마를 선보였다.
전국 기준 시청률이 평균 2%, 최고 2.8%를 기록했으며, 수도권 기준 시청률은 1.9%, 최고 3%를 기록하며 뜨거운 호응을 입증했다. (유료플랫폼 기준/닐슨 코리아 제공)
15일 방송된 3회 '덕구 이즈 백'에서는 죽은 줄로 알았던 천덕구(양경원)가 5년만에 살아 돌아오자 가족들은 보험사로부터 받았던 보험금 10억을 지키기 위해 덕구에게 죽은 사람처럼 지내기를 강요했다. 처음에는 가족들의 각양각색 대처법이 코믹하게 연출되며 곳곳에서 웃음을 자아냈지만, 극의 후반부에는 점차 인간 본연의 욕망이 여실히 드러나며 사람의 이기심에 대해 생각해봄직한 심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특히 각기 다른 입장을 가진 가족들의 섬세한 감정선이 눈에 띄었다는 평이다. 먼저 각각 천덕구의 아버지 천복남과 어머니 지화자 역을 맡은 중견 배우 우현과 조련의 베테랑 연기가 극을 가득 메웠다. 덕구를 방에 가두고 자물쇠로 문을 잠그는 일까지 불사하는 아버지 복남은 “어디가 뒤져도 티도 안나는 놈, 죽어서 가족들한테 해준 게 살아서 한 것보다 훨씬 많은 놈”을 외치며 덕구의 존재를 부정했다. 반면 어머니 조련은 그러한 아버지를 피해 덕구를 도망치게 해주기도 하고 “애미는 무조건 니 편이여. 그거 잊지 말어”라고 마음 다해 말하며 덕구의 든든한 편이 되어주는 모습으로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또한 남편 덕구의 절친과 바람난 아내 허순정, 죽은 덕구를 대신해 데릴사위로 살아가며 집안을 살뜰히 돌보던 매형 정치국과 외제차에 눈이 먼 여동생 천도희 등 가족들은 다양한 인간의 욕구에 대해 섬세한 감정 변화를 현실감 있게 보여주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상상조차 못했던 가족들의 행동에 충격을 받은 천덕구는 “예전에는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되고 싶은 것도 없고 딱히 살고 싶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죽은 사람으로 살려니까 나 진짜로 살고 싶었어요. 나 하나 죽은 놈 만들어서 가족들 다 부자로 살면 그러면 행복해요? 가족이면 내 편 좀 들어주지 그랬슈?”라며 상처와 두려움이 가득한 절규로 명품 연기를 선사하며 가족의 가치를 되새겼다.
이어 방파제 앞에 선 덕구의 머리 위로 굉음과 함께 파도가 쏟아지고 갑자기 놀란 마음에 덕구 쪽으로 달려가던 아버지 천복남마저도 함께 사라졌다. 얼마 후 경찰 사이렌 소리와 함께 구조된 것은 천복남 한 명뿐. “실종자가 두 명이지 않았냐”는 경찰의 말에 매형인 치국은 “더 이상 실종자가 없다”고 말했고 그 자리에 있던 복남과 치국, 그리고 여동생 도희는 안도감인지 죄책감인지 알 수 없는 감정이 얼굴에 묻어났다. 마치 그 모습을 누군가 바다 저 편에서 눈물이 가득 고인 채 바라보듯 화면이 뿌옇게 번져가는 엔딩은 소름 끼치도록 무서운 가족 와해의 단편을 보여주며 안방 극장을 씁쓸함으로 가득 메웠다.
[사진 = tvN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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