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1번 소화가 나쁘지 않다. 다른 선수들도 시너지를 받는다."
LG 이관희는 트레이드 후 완전히 자리 잡았다. 가드의 깨부수는 농구를 선호하는 조성원 감독과 스타일이 딱 맞는다. 이관희는 삼성에서 다른 가드들과 롤을 분담했지만, LG에선 메인 볼 핸들러로 뛰면서 공격 횟수도 늘었고 어시스트도 동반 상승했다. 많은 공수활동량으로 간혹 정적이었던 LG를 확 바꿨다.
조성원 감독은 20일 오리온과의 홈 경기를 앞두고 "관희의 1번 소화가 나쁘지 않다. 다른 선수들도 시너지를 받는다"라고 했다. 이관희는 LG에서 유니크한 가드다. LG 가드진은 전체적으로 신장이 낮았다. 그러나 장신가드 이관희가 오면서 앞선 신장이 있는 팀에 대응이 되기 시작했다. 이관희는 수비력도 괜찮고,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도 갖췄다.
볼 소유시간이 길고, 간혹 팀 공격의 리듬을 깨는 플레이를 했지만, 조성원 감독은 개의치 않는다. 이관희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발휘하도록 독려하면서, 장점을 팀 전력에 확실하게 녹인다. 본인도 동료의 찬스를 살려주기 위해 연구와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LG는 초반 좋지 않았다. 주지훈이 데빈 윌리엄스와 이종현에게 잇따라 파울을 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반면 공격에선 오리온 이승현이 결장한 부분을 공략하지 못했다. 이 흐름을 1쿼터 막판부터 2쿼터 중반까지 이관희가 바꿨다.
일단 이관희는 좌우중간 45도에서 스크린을 받고 잇따라 뱅크슛을 터트렸다. 오리온은 스위치로 대응했으나 원활하지 않았다. 이관희가 찰나를 파고 들어 정확도 높은 득점을 올렸다. 반면 오리온 이대성은 1쿼터 막판 잇따라 악성 실책.
LG 공격은 이관희가 확실하게 윤활유를 쳤다. 절대 무리하지 않고 서민수, 윤원상 등의 찬스를 잘 살렸다. 리온 윌리엄스와 캐디 라렌은 초반부터 파울이 적지 않았으나 잘 버텨냈다. 이관희가 이들과 철저히 2대2를 하면서 국내선수들의 찬스를 잘 파생시켰다.
3쿼터에도 계속 그런 흐름. 오리온으로 분위기가 넘어갈 만하면 이관희가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윤원상의 3점포와 리온의 골밑 득점을 안정적으로 돕는 장면, 수비에서 이대성을 철저히 마크하는 장면이 돋보였다. LG에서 볼 수 없었던 공수겸장. 3쿼터 막판 우측 코너의 윤원상에게 두 차례 3점포를 돕는 장면은 백미였다.
결국 오리온이 먼저 흔들렸다. 4쿼터 초반 외곽의 로테이션에서 계속 문제가 발생했다. LG는 윤원상이 서민수와 정해원, 이광진 등의 3점슛을 잘 이끌어냈다. 스크린을 받고 수비를 무너뜨린 뒤, 상대의 로테이션이 되기 전에 재빨리 연결, 찬스를 만들어내는 정석적인 플레이가 잇따라 나왔다.
그러나 3분여전 결정적 플레이가 나왔다. LG는 서민수의 공격리바운드 가담에 의한 팁인 득점, 반면 오리온은 데빈이 4파울의 윌리엄스를 상대로 포스트업을 하다 실책. 데빈은 최근 교체 해프닝을 딛고 뛰지만, 여전히 2% 부족하다. 돌출언행은 이날 하지 않았으나, 공수에서 응집력이 떨어진 플레이가 많이 나왔다. 골밑에서의 투쟁심도 많이 좋아졌으나 여전히 조금 떨어졌다. 그 사이 LG는 이관희의 패스와 리온의 중거리슛으로 도망가면서 8점 리드. 그대로 승부를 갈랐다.
이관희의 공수활동량이 스며들면서 LG가 좀 더 이상적인 공격농구를 할 수 있게 됐다. 리온이 최다득점을 올렸으나, 게임을 실질적으로 이관희가 주도했다. 반면 오리온은 이승현 공백이 느껴졌다. 이대성도 승부처에 인상적인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이날 2위 현대모비스가 3연패에 빠졌지만, 좀 더 위협할 기회를 놓쳤다.
[이관희.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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