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그야말로 ‘운명의 장난’이다. 천신만고 끝에 KBL로 돌아온 애런 헤인즈(KCC)가 공교롭게도 과거에 뛰었던 5개팀을 연달아 만난다. 2개팀과 맞붙으며 예열을 마친 헤인즈가 이번에는 최전성기를 구가했던 SK를 상대한다.
1위 전주 KCC는 2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서울 SK를 상대로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를 치른다. SK를 제압한다면, KCC의 정규리그 1위 매직넘버는 1로 줄어든다.
2015-2016시즌 이후 5시즌만의 정규리그 1위를 노리는 KCC는 최근 타일러 데이비스의 이탈이라는 악재를 맞았지만, 발 빠르게 전력을 재편했다. 라건아의 자가격리기간에 대비하기 위해 DJ 존슨을 영입했던 KCC는 그 자리를 헤인즈로 메웠다. 이어 데이비스를 퇴출시키며 조 알렉산더를 영입했다.
다만, 알렉산더는 아직 비자발급 등 서류 절차를 매듭짓지 못했다. 자가격리기간까지 감안, KCC는 알렉산더가 4월 중순경 선수단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CC로선 당분간 라건아-헤인즈 체제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DJ 존슨의 자리를 헤인즈로 메운 것은 KCC 입장에서 호재다. 2008-2009시즌에 대체외국선수로 KBL에 첫 선을 보인 헤인즈는 올 시즌에 이르기까지 무려 13시즌 연속으로 KBL에서 활약하고 있다. 외국선수 최초로 통산 1만 득점을 돌파하기도 했다.
헤인즈는 KBL에서 뛰는 동안 총 3차례 우승반지를 따냈다. 2009-2010시즌에 대체외국선수로 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에 합류해 KBL 첫 챔프전 우승을 경험했고, 2015-2016시즌에는 고양 오리온의 V2에 힘을 보탰다. 2017-2018시즌에는 SK의 챔프전 우승반지를 손에 넣었다. 헤인즈는 비록 부상으로 4강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에서 못 뛰었지만, SK는 공헌도를 감안해 헤인즈에게도 우승반지를 선사했다.
헤인즈는 공교롭게 KBL로 돌아온 후 우승과 연이 있었던 3개팀을 연달아 만난다. 지난 20일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고, 21일에는 오리온전에 출전했다. 헤인즈는 2경기에서 평균 15분 1초 동안 13.5득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로 활약, 건재를 과시했다. 문경은 감독은 “테리코 화이트와 헤인즈의 헤어스타일이 서로 바뀐 것 같다(웃음). 인연이 있는 선수인데 잘 풀려서 다행이다. 뛰는 것을 보니 (기량은)여전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오리온에 이은 KCC, 그리고 헤인즈의 상대는 SK다. 이후에는 창원 LG(28일), 서울 삼성(31일)을 차례로 만난다. 헤인즈는 과거 LG, 삼성에서도 커리어를 쌓은 바 있다. 헤인즈로선 그야말로 ‘친정투어 5연전’이다.
이 가운데 잠실학생체육관은 헤인즈에게 어느 체육관보다 익숙한 무대다. 헤인즈는 통산 540경기 가운데 SK에서 가장 많은 241경기를 치렀다. 2012-2013시즌부터 3시즌 연속 SK에서 뛰며 최전성기를 구가했고, 2019-2020시즌에는 자밀 워니의 뒤를 받치며 SK의 공동 1위에 기여했다.
SK 시절 헤인즈는 유독 KCC전에 강했다. 헤인즈는 KCC를 상대로 31경기에 출전, 팀을 22승 9패로 이끌었다. 특히 헤인즈가 출전한 KCC전 홈경기 승률은 무려 87.5%(14승 2패)에 달했다.
특히 2017-2018시즌 정규리그 최종전이었던 2018년 3월 13일 맞대결에서는 무릎부상을 당한 가운데 34득점 6리바운드로 맹활약, SK를 91-88 승리로 이끌었다. SK와 KCC의 ‘2위 결정전’이었기에 의미가 배가된 경기였다. SK는 헤인즈를 앞세워 4강에 직행했고, 4강에서도 KCC를 제쳤다. 이어 원주 DB와 맞붙은 챔프전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제는 정반대 상황이 됐다. 헤인즈는 ‘우승청부사’로 KCC와 계약, 최전성기를 보냈던 SK를 적으로 만나게 됐다. KCC의 정규리그 1위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KCC로선 최대한 빨리 1위를 확정지어 주축선수들의 체력을 조절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헤인즈는 “문경은 감독님, 김선형은 이름만 들어도 반가운 사람들이다. 기쁜 마음으로 체육관에 갈 것 같다. 물론 프로선수인 만큼, 경기가 시작되면 오로지 경기에 집중해 팀을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김선형 역시 반가움을 표했다. “KBL로 돌아와 반갑다. 현대모비스에서 운동할 때 영상통화로 인사하기도 했다”라고 운을 뗀 김선형은 “내가 성장했던 시기를 함께 한 ‘소울메이트’다. 함께 영광을 누렸고,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 KCC에서도 잘되길 바란다. 다만, 우리 팀과 할 땐 조금 못해도 된다(웃음)”라고 전했다.
김선형은 더불어 “헤인즈와 함께 할 땐 홈에서 ‘극강’이었다. 서로 승부처에서 해결할 수 있어 자신감이 있었고, 시너지효과도 컸다. 이제는 다른 팀이다. 다시 만나게 돼 설레지만, 헤인즈와의 승부를 떠나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기고 싶다. KCC가 1위팀이지만, 우리 팀의 최근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다. 재밌는 경기를 통해 꼭 이기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시즌까지 함께 했던 헤인즈가 원정팀 선수로 방문하는 만큼, SK도 경기에 앞서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 SK는 헤인즈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는 한편, 선수단과 기념촬영을 진행하며 선전을 다짐할 예정이다.
▲ 헤인즈와 5개팀의 인연
삼성 : 2008-2009시즌 초반 에반 브락의 대체외국선수로 합류, 전설의 시작을 알렸다. NBA 하부리그인 D-리그(현 G-리그)에서 뛰었던 방성윤의 SK 복귀전(2008년 12월 10일 vs 삼성)이 바로 헤인즈의 KBL 데뷔전이었다. 헤인즈는 2010-2011시즌에 삼성으로 복귀, 개인 통산 첫 득점 1위를 차지했다.
SK : 2012-2013시즌부터 3시즌, 2017-2018시즌부터 3시즌 등 총 6시즌을 뛰었다. SK가 즐겨 구사한 드롭존의 핵심전력으로 활약했다.
오리온 : 2015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7순위로 지명됐다. 2015-2016시즌 챔프전 우승을 차지하는 등 총 2시즌을 뛰었다.
LG : 2011-2012시즌 초반 올루미데 오예데지의 대체외국선수로 합류했다. KBL 데뷔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지만, 헤인즈는 2011-2012시즌에 KBL 역사상 최초로 2시즌 연속 득점 1위에 오른 선수가 됐다.
현대모비스 : KBL 데뷔 후 첫 챔프전 우승(2009-2010시즌)을 경험했던 팀이다. 시범경기를 통해 압둘라히 쿠소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현대모비스는 대체선수로 퀸시 데이비스의 기량을 테스트했지만, 최종적으로는 헤인즈를 낙점했다.
▲ 헤인즈 ‘친정투어’ 5연전 일정
3월 20일(토) vs 현대모비스(전주, 승)
3월 21일(일) vs 오리온(고양, 승)
3월 25일(목) vs SK(잠실학생)
3월 28일(일) vs LG(창원)
3월 31일(수) vs 삼성(전주)
[애런 헤인즈. 사진 = 마이데일리DB,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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