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80% 마친 '조선구마사' 결국 폐지…SBS "경제적 손실 감수" [종합]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역사 왜곡 등 논란을 일으킨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가 결국 폐지됐다.

SBS는 26일 공식입장을 통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해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SBS는 본 드라마의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한 상황이고,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친 상황"이라며 "이로 인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 되는 상황이지만, SBS는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조선구마사'는 악령을 쫓기 위해 중국 명나라를 통해 서역의 구마사를 조선에 들여온다는 설정을 가미한 판타지 퓨전 사극이다. "'조선 초기의 혼란 속 인간의 욕망에 깃드는 악령이 깨어난다면?'이라는 상상력에서 출발한 스토리"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었으나 첫 회 조선을 묘사하는 장면에서 중국 소품이 등장하거나, 역사 속 실존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왜곡된 이야기를 가미해 지적을 받았다.

아무리 픽션이라 할지라도, 무리한 설정은 독이 됐다.

23일 SBS는 "셋째 왕자인 충녕대군이 세자인 양녕대군 대신 중국 국경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 서역의 구마 사제를 데려와야 했던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의주 근방(명나라 국경)'이라는 해당 장소를 설정했고, 자막 처리했다"며 "명나라를 통해서 막 조선으로 건너 온 서역의 구마사제 일행을 쉬게 하는 장소였고, 명나라 국경에 가까운 지역이다 보니 '중국인의 왕래가 잦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을 가미하여 소품을 준비했다"고 해명하고 사과했다.

이러한 사태 수습에도 성난 여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고, 주요 광고주들도 광고 계약을 줄줄이 철회하면서 '조선구마사'는 더 이상 작품 촬영을 이어나가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이튿날인 24일 제작사인 YG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 롯데컬쳐웍스와 SBS가 한 번 더 입장을 내고 사과하면서 한 주간 결방을 통해 내용을 재정비하겠다고까지 밝혔으나 방송 2회 만에 폐지설이 불거졌고 결국 이날 오전 방송 취소를 결정했다.

'조선구마사' 사태의 후폭풍이 거세다. 박계옥 작가 또한 집필 계약을 맺은 쟈핑코리아에 손절 당할 처지다.

쟈핑코리아는 25일 "'조선구마사'와는 어떠한 관계도 없으나, 박계옥 작가와 집필 계약을 맺은 기업으로서 사전에 미처 확인하지 못한 부분에 대하여 책임감을 느낀다"며 집필 계약을 전면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사진 = SBS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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