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마음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LG는 25일 두산과 2대2 트레이드를 실시, 양석환과 남호를 내주고 함덕주와 채지선을 받아들였다.
류지현 LG 감독은 26일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양석환이 두산으로 이적한 것에 대해 "8년 동안 내 새끼처럼 같이 생활한 선수가 트레이드가 됐다. 새 식구보다 떠나 보내는 마음이 조금 더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이다"라면서 "감독실에서 단장님, 수석코치와 함께 이야기했다. 그때 못한 이야기는 따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다행히 고맙게도 'LG 트윈스에 있는 시간들이 소중했고 감사했다'고 답장이 왔다. 내가 더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감독 부임 후 트레이드를 처음으로 겪은 류지현 감독은 "여러 생각이 들더라. 새벽 3시 30분에 기상했다"면서 "코치를 할 때는 트레이드 자체가 그저 서로 윈윈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감독 자리에 있으니까 현장의 책임자로서 선수의 마음도 살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다.
류지현 감독이 양석환의 '마음'을 걱정한 것은 공식 발표도 하기 전에 트레이드와 관련된 이야기가 퍼졌기 때문이다. 양석환은 트레이드가 확정이 되기도 전에 두산 선수들로부터 연락을 받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다. 양석환과 함덕주의 트레이드설은 온라인 커뮤니티로도 삽시간에 퍼졌다.
이미 23일 KT와의 시범경기에 나설 때도 'LG에서의 마지막 순간'을 예감한 양석환은 "내가 트레이드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LG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경기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비록 시범경기이지만 마지막 타석에 안타를 치고 싶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양석환은 25일 시범경기 두산전에서도 멀티히트를 터뜨리며 분전했는데 이것이 LG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가 됐다. "사실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만 해도 이야기가 없길래 트레이드가 어긋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힌 양석환. 결국 양석환은 경기 종료 후 트레이드가 진행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류지현 감독은 "양석환이 며칠 전에 두산 선수들한테 전화가 와서 트레이드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는데 마음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부분이 염려가 됐다. 서운함이 없지 않겠지만 헤어질 때 잘 헤어져야 다시 볼 수 있다는 기회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걱정하면서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선수들이 다른 팀에 가더라도 잘 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고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제자'를 응원하기도 했다.
[LG 라모스가 2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1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시범경기 1회말 무사 1루서 안타를 친 뒤 두산 1루수 양석환과 환하게 웃으며 포옹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