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CC가 농구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KCC는 2015-2016시즌 정규경기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통합우승에는 실패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안드레 에밋이라는 특급스타에게 과도하게 의존한 측면이 있었다. 이후에도 부상자 속출, 어긋한 플랜 등 계속 우승과 거리가 있었다.
FA, 트레이드 등으로 이정현, 라건아, 이대성 등을 잇따라 영입했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전창진 감독의 복귀 첫 시즌(2019-2020시즌)도 정신 없이 흘러갔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대성과 결별했고, 타일러 데이비스를 영입하며 라건아와 함께 메인 외국선수만 두 명을 보유했다. FA 김지완과 유병훈을 영입, 가드진도 보강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KCC를 확실한 우승후보로 꼽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멤버구성상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는 평가는 있었다. 전 감독 부임 후 폭넓은 로테이션이 정착화됐지만, 조직력이나 뉴 페이스들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그러나 KCC는 예상을 뒤엎고 1라운드 막판~2라운드 초반에 확실하게 선두를 꿰찬 뒤 시즌 내내 순항했다. 잠시 위기가 있었지만, 잘 극복했다. 결국 28일 LG를 꺾었고, 2위 현대모비스가 30일 DB에 패배하면서 경기를 치르지도 않고 우승을 확정했다.
일단 트랜지션 공격이 더욱 강력해졌다. 유현준과 송교창, 이정현, 정창영, 데이비스, 라건아 등의 날카롭고 빠른 속공과 얼리오펜스는 KCC 최고의 무기다. 전창진 감독은 자존심이 강한 데이비스와 라건아의 트러블을 절묘하게 방지했고, 두 사람은 골밑을 확실하게 사수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트랜지션 공격의 토대를 마련했다.
사실 트랜지션 공격을 많이 하기 위해선 우수한 수비조직력이 필수다. 올 시즌 KCC는 계속 실점 최상위권을 달린다. 송교창의 경우 4번에서 파워가 떨어지는 약점이 있었지만, 올 시즌에는 도움수비와 로테이션이 상당히 좋아졌다. 전체적으로 수비활동량이 올라가고 로테이션 수비가 향상되면서 팀이 전체적으로 단단해졌다. 특히 장신가드 정창영이 1~3번까지 커버하면서 효과적인 수비수로 거듭났다.
세트오펜스에선 이정현과 데이비스의 2대2가 좋았고, 송교창이 확실한 에이스로 거듭났다. 속공 가담과 돌파에 치중하던 송교창은 올 시즌 슈팅능력을 확실하게 보강했다. 3~4번 수비에서 힘으로는 밀려도 스피드로 제압하면서 어느 누구에게도 쉽게 밀리지 않았다. 그리고 유현준이 확실한 포인트가드로 거듭나면서 자리를 잡았다. 김지완도 팀에 잘 스며들었다.
이달 초 데이비스의 무릎 부상과 퇴단, 전반적인 공수활동량 저하가 겹치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라건아가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주면서 위기를 넘겼다. 데이비스는 퇴단했지만, 시즌 초반 KCC를 단독선두로 이끈 일등공신인 건 분명하다. 다만 끝이 좋지 않았다.
돌아온 전 감독은 두 시즌만에 KCC를 정규경기 우승으로 이끌면서 역량을 과시했다. 베테랑 사령탑 전 감독은 카리스마형 지도자였으나 소통에 능하고 부드러우며, 임기응변에 능한 모습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여전히 단기전의 디테일에서 검증 받아야 할 부분이 있지만, 장기레이스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선수들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내는 부분에선 탁월하다. 5~6년 전 불미스러운 사건을 딛고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KCC의 진정한 목표는 챔피언결정전우승이다. 2010-2011시즌 이후 어느덧 10년간 챔프전 우승의 맛을 보지 못했다. 미드레인지 공략 및 스페이스 활용에 능한 애런 헤인즈의 합류로 포스트 위주의 공격에 다양성을 가미했고, 조 알렉산더도 4강 플레이오프에 맞춰 들어온다. 강력한 통합우승 후보다.
[KCC 선수들과 전창진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