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인천 윤욱재 기자] 여자부 사상 첫 트레블. GS칼텍스가 V리그에 새로운 역사를 새겼다.
GS칼텍스는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흥국생명을 3-2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여자부 사상 첫 트레블을 이끈 주인공이다.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는 '수평 리더십'으로 주목을 받은 그는 GS칼텍스가 KOVO컵,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싹쓸이하는데 앞장 섰다.
다음은 차상현 감독과의 일문일답.
- 우승 감독이 됐다. 소감은 어떤가.
"이제는 마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이미 소문이 났듯이 내가 시키는 훈련이 많이 힘들다. 선수들이 힘든 훈련을 잘 이겨냈다. 항간에는 선수들이 나보고 칭찬을 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선수들이 자만할 수도 있어서 칭찬보다는 채찍을 많이 들었다. 이제는 선수들이 많이 이해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잘 버티고 견뎌줘서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 우승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평소에도 상상은 해봤다. 5세트에서 시소 게임이 됐으면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처음 느끼는 오묘한 기분이었다"
- 강소휘가 부상을 입을 때는 어땠나.
"4세트 중반 이후부터 5세트에 대한 준비를 했다. 5세트를 앞두고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서로 믿고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힘들 때마다 유서연이 조커 역할을 잘 해줬다. 유서연의 득점이 없었다면 흐름이 넘어갔을 것이다"
- '수평 리더십'으로 주목을 받았다.
"'오빠 리더십' 등으로 표현을 해주시는데 조금 겁이 난다. 다음 시즌에 한 두번 지고 나면 안 좋은 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그동안 변함 없이 내가 가진 생각으로 밀어 붙였다. 선수들이 잘 따라와줬고 그 중심에는 한수지와 김유리가 있었고 나이는 어리지만 이소영이 주장을 맡으면서 조화를 잘 이뤘다"
- 다음 시즌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FA 계약을 어떻게 하느냐다. 선수들이 원하는 만큼 요구를 하면 규정상 금액이 한정돼 있어서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가장 큰 고민이다. 팀을 위해서 양보를 할 것인지, 본인이 원하는 조건에 의해서 팀을 떠날 것인지 선택할 것이다. 그동안 땀 흘리고 고생해서 만든 팀인데 선수들도 팀을 생각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살아보니 돈보다 중요한 것도 있더라. 팀에 남아주기를 바란다. 간절한 마음이다. 선수들이 옳은 판단을 하기를 희망한다"(GS칼텍스는 이번 시즌 종료 후 이소영, 강소휘 등이 FA 자격을 얻는다.)
- 챔피언결정전 MVP를 공동 수상한 이소영과 러츠를 평가한다면.
"이소영이 초반보다 막판에 많이 때린 것은 몸보다는 심리적인 문제였던 것 같다. 5세트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때 '역시 이소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러츠는 지난 시즌보다 안정감 있게 배구를 했다. 세터들이 러츠에게 어느 정도 볼 높이만 맞춰주면 본인이 알아서 때릴 수 있는 기량까지 올라왔다. 시즌 중후반에는 체력이 떨어진 것이 보여서 걱정도 했지만 정규시즌 1위로 올라가면서 휴식 기간이 주어진 것이 러츠에게 큰 도움이 됐다"
- 여자부 감독을 맡기 전에 고민이 많았다고 들었다.
"처음에 고민을 많이 했다. 남자부 구단에서 10년 동안 지도자로 활동했다. '차노스'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선수들을 다그치고 밀어 붙였다. 이 얼굴로 여자부 구단을 가면 안 된다는 생각까지 했다. 팀을 만들어야 하니까 환경에 적응이 되더라. 나의 지도 인생에서는 굉장히 잘 한 선택이었고 지금도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오늘도 한 수 배웠다"
-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이가 셋이 있다. 시즌을 시작하면 집에 거의 가지 못한다. 저녁에 연습 끝나면 영상통화로 안부를 묻는다. 아내에게 잘 키워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고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GS칼텍스 선수들이 30일 오후 인천광역시 서운동 계양체육관에서 진행된 '2020-2021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흥국생명 vs GS칼텍스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하고 우승한 뒤 차상현 감독을 헹가래 하고 있다. 사진 = 인천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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