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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박훈정 감독표 감성 누아르 영화 '낙원의 밤'이 전 세계 시청자를 만날 채비를 마쳤다.
넷플릭스 영화 '낙원의 밤'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2일 오후 열렸다. 행사에는 박훈정 감독과 배우 엄태구, 전여빈, 차승원이 참석했다.
'낙원의 밤'은 행복한 '낙원'과 어두운 '밤'이라는 아이러니를 우아하고 처절하게 그려냈다. '신세계'(2013), '마녀'(2018) 등을 성공시키며 '누아르의 대가'로 자리잡은 박훈정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이날 박 감독은 영화의 제목을 두고 "평화롭고 아름다운 '낙원'에서 벌어지는 비극이 서로 대비가 되며 아이러니를 만든다.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운 것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슬픈 풍경이 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는 제77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유수의 해외 평단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박 감독은 "전생에 복을 많이 쌓았나. 운이 좋았다"라고 겸손해했고, 차승원은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영화제를 즐기고 관객 여러분의 반응도 확인하는 기회가 주어졌을 텐데"라며 아쉬워하다가도 "의미 있는 영화제에 초청돼서 자긍심이 있다"라고 했다.
극 중 태구(엄태구)가 피의 복수 이후 라이벌 조직의 타깃이 돼 도망쳐온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다. 박 감독은 "누아르는 작품의 톤과 분위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제주도만큼 내가 원하는 느낌을 낼 수 있는 곳을 찾기 힘들었다"라고 털어놨다. 차승원은 "예쁘고 아름다운 풍광의 이면에 보이는 암울함이 잘 대비됐다. 제주도가 주는 톤앤매너가 아주 희한했다"라고 거들었고, 엄태구는 "촬영 끝나고 제주도의 풍경을 보며 힐링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엄태구는 범죄 조직의 에이스지만 한순간 라이벌 조직의 타깃이 되어 낙원의 섬 제주로 향하는 태구로 분했다. 모두가 탐내는 베테랑 조직원 태구는 잔인하고 냉혹하지만, 인간 태구는 서툴고 내성적이며 따뜻한 면모를 지닌 입체적인 캐릭터다. 엄태구는 "처음에 대본을 봤을 때 캐릭터 이름이 태구여서 신기하고 감독님이 나를 보고 쓰셨나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라며 "감독님의 제안으로 체중을 9kg 증량했다. 영화를 찍으면서 다 빠졌다"라고 밝혔다.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엄태구는 "대본이 굉장히 재밌었고 박훈정 감독님과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 힘들어도 힘을 내서 했다. 보람을 많이 느꼈다"라며 "무술팀 여러분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자 차승원은 "시나리오에 나온 상황보다 훨씬 힘들게 한다. 그런데 찍고 나서 결과물을 보니 엄태구 씨가 한 것이 훨씬 좋았다"라고 극찬했다.
전여빈은 삶의 벼랑 끝에서 선 재연 역을 맡았다. 재연은 무기상인 삼촌과 함께 제주도에서 지내며 그 어떤 상황에서도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행동하는 주체적인 인물이다. 전여빈은 "무심하면서 당당한 캐릭터"라고 설명을 보태고 "기존 누아르에서 남자 배우가 주로 이야기를 이끌었다면 '낙원의 밤'에서는 성별과 관계없이 주체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굉장히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홍콩 누아르 영화를 굉장히 좋아했다. 어렸을 때부터 주인공이 되고픈 환상이 있었다. 대본을 받고 재연이를 만나고 싶었다. 하나의 후회 없이 다 쏟아부어서 영화가 공개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수고했고 잘했다고 응원만 해주고 싶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태구가 속한 조직과 라이벌인 북성파의 이인자 마 이사를 연기한 차승원은 "삶이 묻어나는 사람이었으면 좋을 것 같았다. 캐릭터가 가진 특성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려서 잘 만들어주셨다"라고 일화를 꺼내놨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나를 어렵게 느끼지 않았으면 좋을 것 같았다. 될 수 있으면 어렵지 않은 선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재밌는 현장이었다"라며 "손에 꼽을 만큼 만족감과 행복을 준 작품이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영화 '낙원의 밤'은 오는 9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사진 = 넷플릭스]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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