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최창환 기자] 개막 2연전 선발투수에 내정했을 정도로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지만, 개막을 앞둔 시점에 갑작스럽게 이탈했다. 윌리엄 쿠에바스의 시즌 첫 등판 일정은 아직 뿌연 안개와 같다. 장기결장을 우려할 정도의 부상은 아니지만, KT가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 운영에 변수를 맞이한 것은 분명하다.
지난 시즌에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했던 KT 위즈는 MVP 멜 로하스 주니어(한신)가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했지만, 보다 탄탄해진 마운드 전력과 함께 2021시즌을 맞았다. 불펜 전력이 건재한 가운데 고영표가 돌아왔고, 경험치가 쌓인 2년차 소형준에 대한 기대치도 높았다.
실제 소형준은 지난 4일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 개막전에서 KT의 창단 첫 개막전 토종 선발투수의 중책을 맡았다. 소형준은 비록 승을 챙기지 못했지만, 5⅔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2자책) 호투를 펼치며 기대에 부응했다.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의 시즌 첫 등판에 대해 “1회초에 흔들렸지만, 2회초에 곧바로 페이스를 찾았다. 페이스가 안 좋은 날에도 경기를 끌고 갈 수 있는 투수다. 승리투수 요건이 걸렸다면 계속 던졌겠지만, 동점 상황이었다. 첫 경기라는 것도 고려해서 교체했다.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당장의 1승을 위해 계속 던지게 할 순 없었다”라고 말했다.
KT는 6일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도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7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2자책) 호투를 펼쳤다. 비록 2-3으로 패했지만, 데스파이네의 위력만큼은 여전하다는 것을 확인한 일전이었다.
반면, 쿠에바스는 아직 첫 등판 시점이 불투명하다. KT는 우천취소가 없을 시 개막전 선발투수 소형준에 이어 2번째 경기 선발투수로 쿠에바스를 내정한 터였다. 그만큼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쿠에바스의 구위가 안정적이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시즌 개막이 임박한 시점에 담 증세(등)를 보여 자리를 비웠다.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에 대해 “KIA와의 시범경기(지난달 30일) 직전까지 몸을 잘 풀었다. 롱토스까지 잘하고 마운드에 올라갔는데 갑자기 안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진단에서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만큼, 쿠에바스의 공백기는 그리 길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이번 주 내에 첫 등판을 치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몸만 괜찮다면 9일 삼성전에 투입할 생각이었지만, 아직 별다른 얘기가 없다. 사실 괜찮다는 보고가 있었다면, 6일부터 준비에 들어가야 했다.” 이강철 감독의 말이다.
물론 회복세가 빨라진다면, 쿠에바스가 삼성 라이온즈와의 주말 3연전 내에서 시즌 첫 등판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KT의 만약의 상황에 대비, 김민수를 대체 선발로 투입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김민수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불펜과 선발을 오가는 전천후로 뛰었다. 선발 로테이션에 변수가 생길 시 KT가 꺼낼 수 있는 최적의 대체 선발 카드다. 롱릴리프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체 선발, 6선발은 (김)민수”라는 게 이강철 감독의 설명이다.
대체자원이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어쨌든 KT가 시즌 초반 쿠에바스의 컨디션이라는 변수를 맞이한 것은 분명하다. “시범경기까진 공을 던지는 팔의 높이가 좋았고, 변화구 각도도 커졌다. 직구도 149km까지 나왔다. 그때 알아봤다. 천천히 끌어올리라고 했는데…”라며 쓴웃음을 지은 이강철 감독은 “복귀 시점은 본인의 느낌이 가장 중요하다. 컨디션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윌리엄 쿠에바스.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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