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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이른 시점이지만, 지금 인식시키지 않으면 계속 이런 경기가 나올 것 같다."
SSG 김원형 감독은 우완 이건욱을 5선발로 결정했다. 지난해 닉 킹험(한화)의 대체 선발로 꾸준히 경험을 쌓은 실적을 인정했다. 우완 정통파로서 공에 힘이 있다. 다만, 제구력이 들쭉날쭉한게 약점이다. 지난해 27경기서 6승12패 평균자책점 5.68, 122이닝 동안 87사사구를 기록했다. 1군 통산 130이닝 동안 102사사구.
올 시즌에도 여전하다. 2경기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9.00. 6이닝 5피안타 2탈삼진 11볼넷 1사구 6실점. 선발투수로서 3이닝밖에 던지지 못하고 물러난 건 너무 많은 사사구 때문이었다. 투구수 관리가 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건욱의 투구폼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전력분석팀에 부탁해 이건욱에게 인식시키기로 했다. 16일 인천 KIA전을 앞두고 "시즌 중 웬만해선 폼을 얘기하지 않는다. 문제점도 고치기 쉽지 않다. 그러나 건욱이의 경우 이른 시점이지만 인식시키지 않으면 계속 이런 경기가 나올 것 같다"라고 했다.
이례적인 결정이다. 두 경기 모두 제구가 되지 않고 공이 높게 들어가는 공통점이 있었다. 김 감독은 기다리기보다 적극적인 개입을 하기로 했다. "작년에 풀타임으로 나가다시피 해서 더 큰 기대를 했는데 두 경기를 해보니 똑같은 상황이다. 릴리스포인트가 없어서 공이 뜬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건욱의 투구 폼이 좋지 않고, 중심이동도 불안정하기 때문에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하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공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형성된다고 본다. 이건욱에게 명확한 문제점을 알려주기 위해 전력분석팀에 구체적인 데이터를 요청한 상태다.
김 감독은 "좋았을 때와 나쁠 때를 비교해서 문제점을 알아야 한다. 주자가 없을 때는 중심이동을 해서 던지는데 주자가 나가면 동작을 빨리 해야 한다는 생각에 팔이 안 나오고 공을 놓는 위치가 달라진다. 릴리스포인트를 더 끌고 나와서 던져야 하는데 그걸 못한다"라고 했다.
김 감독이 우려하는 건 이건욱이 이 문제를 고치지 못할 때 멘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이다. "팔이 일정하게 나와야 한다. 제구가 안 되는 투수들이 기능의 문제, 멘탈의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7~8년이 걸려도 해결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심리적으로 부덤이 커지면 그럴 수 있다. 건욱이는 아직 젊기 때문에 진단을 하고 인식을 빨리 시켜서 코치들과 같이 연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했다.
시즌 중에 폼을 교정하는 모험을 하더라도 장기적인 차원에서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건욱의 장래와 SSG 마운드의 미래를 모두 생각한 결정이다. 김 감독은 "이건 다음경기에 갑자기 좋아질 문제도 아니다. 그래도 경기를 하면서 문제점을 최소화해야 한다. 건욱이가 이 문제를 단순하게 넘어가면 안 된다. 생각을 깊게 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건욱은 일단 다음 등판도 정상적으로 한다. 그러나 이 경기서도 문제가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으면 김 감독이 특단의 결정을 내릴지도 모른다.
[이건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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