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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모트리 GO'가 아니었다. '모트리 +@'로 2쿼터에 끝냈다.
전자랜드가 KCC와의 4강 플레이오프서 가장 열세인 건 가드진이다. KBL 탑 클래스로 올라선 김낙현이 있지만, 물량이 부족하다. 반면 KCC는 이정현, 유현준, 정창영, 김지완 등 로테이션에서 빠진 김낙현을 제외해도 전자랜드를 압도한다.
전자랜드는 정규경기 막판부터 가드진의 수비력에 허점을 드러냈다. 전반적으로 스크린 대처가 좋지 않았다. 여기에 조나단 모트리도 공격력은 탁월하지만, 2대2 수비는 약했다. KCC는 1~2차전서 가드들과 라건아의 2대2로 이 부분들을 집요하게 공략했고, 완승을 이끌어냈다.
사실 공격에선 모트리의 의존도가 높다. 빅맨치고 볼 핸들링과 트랜지션이 상당히 좋다. 유도훈 감독은 국내선수들에게 모트리에게 스크린을 치게 하는 2대2를 옵션으로 활용할 정도였다. 단,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모트리의 볼 소유시간이 길어지면 팀 공격이 단순해지고, 활기가 떨어지는 약점도 노출했다.
이런 약점들이 하루아침에 고쳐지는 건 어렵다. 그러나 전자랜드는 25일 3차전서 눈빛부터 달랐다. 이날 패배하면 올 시즌 뿐 아니라 구단의 역사를 마무리한다. 반면 2연승의 KCC는 상대적으로 느슨했다.
전자랜드 가드들은 KCC의 스크린에 스위치를 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가는 수비를 했다. 맨투맨을 하다 뚫릴 때 도움과 로테이션을 하는 움직임도 좋았다. 수비활동량이 상당히 좋았다. KCC는 초반 쉬운 슛을 많이 놓쳤다. 또, 전자랜드 수비가 뚫렸을 때 KCC의 오픈 외곽슛이 계속 림을 벗어났다.
이때 전자랜드는 모트리를 활용한 속공이 대단히 위력적이었다. 모트리는 여전히 스스로 마무리하는 비중이 높았다. 그러나 1쿼터 중반 전현우의 우측 사이드슛을 돕는 장면이 더 돋보였다. 본격적으로 흐름을 탄 순간이었다. 이후 모트리는 1쿼터 막판과 2쿼터 초반 이대헌과 정효근의 컷인득점을 도왔다. 본래 모트리는 패스 능력도 갖췄다. 다만, 국내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나오지 않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정효근과 이대헌, 전현우의 오프 더 볼 무브가 날카로웠다.
KCC는 공수활동량이 떨어졌고, 오픈 외곽슛이 말을 듣지 않는, 전형적인 안 풀리는 날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정적으로 변했고, 스크린을 걸어주는 빈도도 떨어졌다. 단발 공격이 늘어났다. 효율성이 떨어졌다. 전자랜드는 그 기회를 대부분 속공과 얼리오펜스로 마무리했다.
또한, 전자랜드는 김낙현의 풀업 3점포가 잇따라 림을 갈랐다. KCC는 이진욱이 끈질기게 스크린을 뚫고 따라갔지만, 김낙현의 슛 감각이 상당히 좋았다. 김낙현과 모트리에게서 파생된 찬스를 정효근과 전현우가 잘 마무리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공수에서 불안정한 정효근 3번-이대헌 4번 동시 기용카드를 쓸 필요가 없었다.
2쿼터가 끝나니 스코어는 57-26, 3~4쿼터는 거대한 가비지타임이었다. 포스트시즌서 쉽게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결국 전자랜드의 112-67, 45점차 대승. 전자랜드는 '응원대장' 임준수가 투입됐고, KCC는 2쿼터 막판과 3쿼터 초반에 조 알렉산더, 곽동기, 김지후를 가동하며 백기를 들었다. 전자랜드의 농구 역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모트리와 김낙현(위), 전자랜드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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