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여우조연상 소감 "믿어지지 않아…'미나리' 팀·두 아들에 감사" [2021 아카데미]

[마이데일리 = 오윤주 기자] 배우 윤여정(74)이 영광의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상)은 2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언 스테이션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마리아 바칼로바('보랏2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글렌 클로즈('힐빌리의 노래'), 아만다 사이프리드('맹크'), 올리비아 콜맨('더 파더') 등 후보들을 제치고 수상자로 호명된 것. 시상자로 등장한 브래드 피트는 "오스카 수상은 윤여정"이라고 외쳤다.

이에 무대에 오른 윤여정은 "브래트 피트를 드디어 만났다. 반갑다. 어디 있었냐"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브래드 피트는 '미나리' 제작사인 A24를 설립한 배우다.

이내 그는 "제 이름은 윤여정이다"라고 소개하며 "유럽 사람들이나 많은 분들이 '여'나 '정'이라고 부르는데, 오늘 여러분 모두 용서해드리겠다"라고 특유의 재치를 뽐냈다.

이어 윤여정은 "저는 아시아권에서 살면서 서양 티비 프로그램을 많이 봤다. 티비로만 보다가 오늘 직접 이 자리에 오게 된 게 믿어지지 않는다"라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또한 그는 "아카데미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 저에게 표를 던져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스티븐 연, 정이삭 감독, 한예리, 노엘, 우리는 '미나리'를 찍으며 가족이 되었다"라며 "특히 정이삭 감독님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제가 없었을 거다. 우리의 선장이다"라고 공을 돌렸다.

윤여정은 "저는 경쟁을 믿지 않는다. 어떻게 이런 대 배우들과 경쟁하겠냐"라면서 "글렌 클로즈의 훌륭한 연기를 많이 봤다. 우리 사회에 경쟁이란 없다. 제가 오늘 좀 더 운이 좋아서 이 자리에 서 있는 것 같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마지막까지 센스 넘치는 소감을 이어간 윤여정은 "미국분들이 한국 배우들에게 굉장히 환대를 해주시는 것 같다. 정말 감사드리고, 저의 두 아들에게도 감사하다. 엄마가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라고 전했다.

마무리로는 데뷔작인 '화녀'를 연출했던 故 김기영 감독을 언급했다. 윤여정은 "김기영 감독은 저의 첫 감독이었다. 그분이 살아계신다면 저의 수상을 기뻐해 주실 것 같다.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사진 = AFP/BB NEWS]

오윤주 기자 sop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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