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스태프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27일 함평KIA챔피언스필드를 찾아 한화 퓨처스팀과 KIA 퓨처스팀의 2군 경기를 지켜봤다. 마침 1군이 27일부터 광주에서 KIA와 원정 3연전을 치르는 일정이었다. 동선이 맞았다.
그런데 단순히 그런 목적만 있었던 건 아닌 듯 하다. 수베로 감독은 27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2군 팜 시스템을 직접 보고 싶었다. 선발투수로 나온 김기중을 실제로 보고 싶기도 했다. 잘 던졌는데 볼카운트가 타자들에게 밀리면서 투구수가 많았던 게 아쉽다. 중요한 상황서 삼진을 잡은 건 고무적이었다. 그 외의 선수들도 항상 보고를 받지만, 실제 플레이 하는 걸 보고 싶었다. 베테랑과 어린 선수들이 나름대로 발전하는 모습을 봤다"라고 했다.
꽤 디테일한 평가였다. 한화 2군은 지난해 감독대행을 역임한 최원호 감독이 이끈다. 다만, 새판짜기로 리빌딩을 선언한 한화로선 1~2군의 긴밀한 호환이 상당히 중요하다. 수베로 감독은 이런 부분에서 확실히 능동적인 인상을 풍긴다.
한화는 최근 내야수 강경학을 1군에서 내렸다. 그리고 부상을 털어낸 외야수 노수광을 27일 경기에 맞춰 1군에 올렸다. 수베로 감독은 공통적으로 "결과에 대한 압박감"을 거론했다. 돌아온 노수광이 결과에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지 않길 바랐다.
강경학에 대해 언급한 게 흥미로웠다. 수베로 감독은 "퍼포먼스와 별개로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수비든 공격이든 너무 많은 프레셔를 스스로에게 주면서 본인이 가진 능력이 안 나왔다. 2군에 가서 머리를 비우고 재정비를 하는 기회를 줬다. 그대로 뒀다가는 땅끝까지 파고 들어갈 것 같다. 단순히 1할 7~8푼 타율(12경기 0.136)과 별개로 선수의 자신감, 멘탈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1군 경험이 적은 선수들, 장기레이스에 대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부족한 선수일수록 자신과의 멘탈싸움에서 흔들리기 쉽다. 그런데 수베로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경험 없는 어린 선수에게 국한되기보다 베테랑들도 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스스로에게 주는 프레셔가 많다"라고 했다.
야구는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스포츠는 개인의 멘탈이 중요하다. 선수가 자신의 멘탈을 관리하지 못하면 좋은 퍼포먼스를 내기 어렵다. 사실 이 부분은 개인의 기질과도 연관됐다. 누가 직접적으로 돕는 게 쉽지 않다. 다만, 수베로 감독은 디테일했다. 주위에서 도와줄 수 있는 선까지 도와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수베로 감독은 "오늘 2타수 무안타를 치면 다음타석에선 대타로 바뀔 것 같고 내일 스타팅 멤버에선 빠질 것 같은 부담감을 스스로에게 주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는 건 선수가 1차적 책임이 있다"라면서도 "스태프가 해줄 수 있는 것도 있다. (자신과의 멘탈싸움서 이길 수 있는)환경을 만들어주고 일관성 있게 서포트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그런 환경에서 선수가 실패해도 '다음 타석에 기회가 있겠구나'라고 생각한다. 그런 신뢰관계가 쌓이는 순간 부담감에서 자유로워진다.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일관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라고 했다.
수베로 감독은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지도경력이 많다. 유망주들의 성장과 팀의 리빌딩에 대한 성공적인 프로세스와 경험이 있다. 부임 후 '실패할 자유', 백업 선수들의 정기적 선발출전 기회부여(그래야 주전으로 나설 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지론) 등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으로 한화를 밑바닥부터 다지고 있다. 선수 개개인이 스트레스를 덜 받고 꾸준히 역량을 발휘할 환경을 구축했다.
단순히 믿음의 야구, 감의 야구를 하는 시대는 지났다. 데이터 홍수시대에 데이터가 전부도 아니다. 시작은 리더의 디테일과 계획적인 접근이다. 지금 한화의 예상 밖 선전보다 향후 1~2년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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