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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대투수'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의 기백이라고 해야 할까. 갑작스럽게 메이저리그 무대로 콜업된 당일에 등판까지 소화해야 했지만 긴장한 기색은 찾을 수 없었다.
양현종은 27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구원투수로 등판, 4⅓이닝 5피안타 2실점을 남겼다. 완벽한 투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선방했다.
더구나 에인절스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강타자인 마이크 트라웃을 비롯해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와 어마어마한 몸값을 자랑하는 앤서니 렌든 등으로 구성된 특급 타선을 보유한 팀이다.
특히 트라웃은 아메리칸리그 MVP 수상 경력만 3회에 달하는 슈퍼스타로 통산 타율 .306 308홈런 812타점 201도루를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역시 타율 .426, 출루율 .539, 장타율 .820, OPS 1.359에 6홈런 14타점으로 리그를 호령하고 있다.
그럼에도 양현종은 흔들리지 않았다. 아니 특별한 감흥이 없었다. 그가 말한 이유는 이렇다. "구단에서 택시 스쿼드 기회를 주면서 경기를 통해 많이 봤기 때문에 특별히 긴장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양현종은 이미 택시 스쿼드로 팀과 동행하면서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볼 수 있었다. 택시 스쿼드는 지난 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메이저리그가 신설한 제도이며 팀의 원정길에 동행하는 예비 선수를 뜻한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에 나서는 만큼 상대 타자를 의식하는 것보다 자신의 투구에 집중하는 것이 먼저였다. "많은 팬들 앞에서 오랜만에 공을 던져서 재밌는 느낌이었다. 상대가 누구든 내 공을 던져야겠다는 목표로 던졌다"는 양현종은 "내가 어떤 선수인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안타를 많이 맞기는 했지만 첫 등판 치고는 재밌게 잘 던지고 내려온 것 같다"고 말했다.
양현종이 7타자 연속 범타로 호투를 보이자 6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오타니는 양현종을 상대로 기습번트를 시도하기도 했다. 오타니는 "상대 중간계투 투수(양현종)가 훌륭한 투구를 하고 있어서 좀처럼 리듬을 잡을 수 없었다. 이럴 때는 깨끗한 안타보다는 허를 찌르는 안타가 효과적이라 생각했다"고 기습번트를 시도한 이유를 밝혔다. 그만큼 양현종의 투구 페이스가 좋았다는 뜻이다. 과연 양현종은 다음 등판에서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양현종. 사진 = AFPBBNEWS]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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