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당혹스럽다."
SSG 김원형 감독에게 '단독선두의 여유'란 사치다. 초보 사령탑의 위기관리능력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른다. 박종훈과 아티 르위키의 '동반 시즌아웃' 가능성이 낮지 않다. 지금까지의 위기와는 차원이 다른 위기가 찾아올지도 모른다.
SSG는 1일 인천 삼성전을 잡고 28승18패, 어느덧 승패 흑자 10. 단, 페넌트레이스 약 3분의 1 지점을 통과하기까지 평균 이상의 힘을 발휘했다고 봐야 한다. 팀 평균자책점(4.76, 8위)과 팀 타율(0.258, 7위)은 시즌 내내 하위권이다.
기대를 모은 추신수가 시즌 초반 부진했다. 최주환과 김상수는 부상으로 이탈했다가 최근 돌아왔다. 르위키는 사실상 4월16일 이후 없는 전력이다. 5선발은 시작부터 불안했다. 트레이드로 긴급보강을 할 정도로 센터라인의 경쟁력은 다소 떨어진다.
그럼에도 1~2점차 승부에서 엄청나게 강하다(1점차 9승4패). 잡아야 할 경기는 대부분 잡았다. 1일 인천 삼성전 역시 그랬다. 그런데 페넌트레이스는 하루, 이틀 하고 끝나는 게 아니다. 144경기로 순위를 가리면, 결국 전력(각 파트의 힘) 차이로 희비가 엇갈린다.
현실적으로 SSG의 전력이 나머지 9개 구단을 압도하는 건 아니다. 실제 승률(0.609)과 피타고리안 승률(0.504)의 차이가 크다. 시즌 승률이 피타고리안 승률로 수렴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지금의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유지한다는 보장도 없다.
때문에 최악을 대비해야 하는 김원형 감독으로선 더 치밀하게 잔여 시즌을 준비하는 게 맞다. 이런 상황서 박종훈과 르위키의 동반 이탈은 시즌 초반의 악재들과 차원이 다르다. 가뜩이나 4~5선발이 불안한 상황서 치명적이다. 르위키의 경우 교체에 대한 딜레마(마이너리그의 불안정한 상황)가 있다. 박종훈의 경우 미국 검진이 관건이다.
그래도 장기레이스에서 확실하게 경기 흐름을 만들어줄 수 있는 선발투수가 두 명(윌머 폰트, 문승원) 뿐이라는 건 매우 불안한 요소다. 야수들의 더욱 탄탄한 공수 지원, 나머지 선수들에 대한 부상 관리, 그리고 대체 선발투수들의 확실한 준비가 필요하다.
선발진은 정수민, 오원석에 대한 여유 있는 관리가 불가능하다. 김 감독은 최근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는 두 투수에게 잠시 휴식을 줄 수 있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1일 인천 삼성전을 앞두고 선발로테이션 고정 의사를 밝혔다. 불가피한 선택이다.
김 감독은 "정수민은 지난번 KT전 후 다음 등판 시점을 생각해보려고 했고, 오원석도 쉴 타이밍을 보고 있었다. 그러나 종훈이 자리는 어느 정도 수민이가 대체해야 할 상황이다. 원석이도 좀 더 나서야 한다"라고 했다.
여기에 최근 대체 선발로 기용하려다 우천취소 등이 맞물려 다시 2군에 내려간 우완 양선률이 시험대에 오른다. 4일 잠실 두산전 선발로 내정됐다. 퓨처스 7경기서 평균자책점 3.29. 최근 세 경기 연속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김 감독은 "2군에서 양선률, 김정빈에 대한 얘기(좋은 평가)가 있었다. 양선률은 제구가 좋고 충분히 1군 게임도 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라고 했다. 즉, 넓게 보면 선발 세 자리를 정수민, 오원석, 양선률, 김정빈이 돌아가며 맡아야 한다. 퓨처스리그에서 다시 준비하는 이건욱도 관찰 대상이다. 당연히 어느 시점에선 이들의 역할을 고정하는 게 좋다. 그 시점에 대한 판단, 결정 내용은 올 시즌 SSG의 성적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 감독이 진짜 시험대에 오를 핵심 지점이다.
[김원형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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