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원래 그 정도 하는 선수다."
SSG는 선두를 달리지만 여유가 없다. 선발진의 두 축 박종훈과 아티 르위키가 최근 하루 간격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르위키는 사실상 4월16일 이후 없었던 전력이다. SSG는 대체 외국인투수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
박종훈은 국내에선 팔꿈치 수술 소견을 받았다.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미국행 비행기를 탄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를 손 봤던 닐 엘라트라체 박사마저 수술을 권고하면 받아들일 계획이다. 그러면 도쿄올림픽 출전 불발, 시즌아웃을 넘어 내년 상반기까지 등판이 불투명해진다.
현실적으로 박종훈과 르위키가 없는 전력이라고 생각하고 잔여시즌을 치르는 게 맞다. 두 사람이 기적처럼 돌아온다고 해도 상당한 공백이 예상된다. 르위키의 경우 4주(대흉근 부상) 진단이 나왔다. 1개월을 쉬고 다시 준비하는 시간도 감안해야 한다.
SSG는 본래 5선발이 불안했다. 이건욱으로 출발했지만, 낙마했다. 이후 정수민, 오원석, 김정빈이 르위키마저 없는 상황서 고루 기회를 얻었다. 여기에 2군에서 괜찮았던 양선률도 4일 인천 두산전서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이들은 가능성도 보여줬지만, 아직 계산이 되는 투수들은 아니다. 박종훈이 시즌아웃 되고 새 외국인투수를 영입해도 언제 올지 알 수 없다. 어떤 시나리오든 윌머 폰트와 문승원의 무게감이 커지는 건 변함 없는 팩트다.
다행스러운 건 최근 폰트의 페이스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문승원이 꾸준하게 호투한다. 눈에 보이는 수치를 떠나 계산이 된다. 폰트는 8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48, 1일 인천 삼성전(7이닝 2피안타 9탈삼진 1볼넷 무실점) 포함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했다. 문승원은 9경기서 2승2패 평균자책점 2.86.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전(6이닝 7피안타 3탈삼진 3볼넷 1실점)서 승리를 따냈다.
폰트는 SSG가 에이스로 데려왔다. 150km를 넘기는 강속구에 포크볼, 커브를 두루 구사한다. 시즌 전 빌드업 과정에서 어깨 근육통이 있었다. 시범경기를 건너 뛰었다. 개막전 등판도 불발됐다. 그러나 경기를 거듭할수록 위력을 끌어올린다. 제구 기복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최근 5경기 연속 2개 이하의 볼넷을 기록했다.
김원형 감독은 "시즌을 준비할 때 부상으로 단계별로 준비해야 할 과정이 충실하지 못했다. 던져야 할 타이밍에 아팠다. 경기를 하면서 몸 상태가 좋아지면서 자신의 공을 던진다. 초반 제구가 들쭉날쭉하면서 본인도 스트레스를 받았다. 볼넷은 확실히 줄었다"라고 했다.
폰트는 "최근 투수코치님과 함께 일관성 있는 투구 메커닉을 가지려고 노력해 왔는데 차츰 몸에 맞는 스타일을 찾은 것 같아 자신감이 생겼다. 앞으로 계속해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팀이 더 많이 이기는데 기여하고 싶다"라고 했다.
문승원은 2019년부터 2년 연속 3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을 정도로 꾸준했다. 그러나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작년에도 6승에 그쳤다. 올 시즌에는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전서 뒤늦게 2승을 달성했다. 김 감독은 "여러 지표를 따지면 승리가 따라와야 할 투수인데, 올해도 승운이 없다. 꾸준하게 자기 역할을 하는 투수"라고 했다.
이제 폰트와 문승원이 더 꾸준하게, 더 계산이 되는 투구를 해야 한다. 외인 한 자리는 불투명하다. 4~5선발도 불안하다. 폰트와 문승원마저 흔들리면 SSG가 받는 타격이 너무 커진다. 그 무게, 압박까지 견디면서 기량을 발휘하면 한 단계 더 높은 투수로 인정 받을 수 있다. 어쩌면 올해 SSG의 명운이 두 사람의 어깨에 달려있을지도 모른다.
[폰트(위), 문승원(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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