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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KT는 김용의의 도루 의사를 간파했다. 하지만 김용의는 포기하지 않았다. 눈치싸움 끝에 천금과도 같은 도루에 성공, LG 트윈스의 재역전승에 기여했다.
김용의는 2일 서울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 대주자로 출전, 결승득점을 올리며 LG의 6-5 재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이날 경기 전까지 공동 4위였던 LG는 2위였던 KT와의 승차를 줄이며 선두권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용의는 LG가 5-5로 맞선 8회말 볼넷을 얻어낸 선두타자 문보경을 대신해 대주자로 투입됐다. 김민성의 희생번트로 2루에 안착한 김용의는 이어 유강남이 안영명과 승부하고 있는 사이, 3루 도루에 성공했다. 김용의는 이후 나온 유강남의 3루수 땅볼 때 홈까지 밟았다. 이날의 결승득점이었다.
김용의는 “대주자로 투입될 때부터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했고, 준비한대로 이행했다. (도루)시도를 안 한다면 내가 나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감독님이 믿어주셨고, 항상 머릿속에 그렸던 도루를 시도했다. 도루 시도 때 (유)강남이가 공을 쳤다면 의미가 없는 시도가 됐을 텐데, 운 좋게 볼이 됐다”라고 말했다.
사인에 의한 도루는 아니었다. “박용근 주루코치님은 항상 그린라이트다. 선수를 믿고 맡기신다. 사실 2~3구 내에 시도했어야 하는데, 도루 시도가 조금 늦었다.” 김용의의 말이다.
김용의는 2루에서 일찌감치 도루를 엿보고 있었다. 이때 2루수를 맡고 있던 베테랑 박경수는 김용의의 계획을 눈치 챘다. 김용의는 “(박)경수 형이 투수에게 가서 뭐라고 하시더라. 안 들렸지만, 투수를 불렀다는 자체가 나를 신경 쓰고 있다는 의미다. ‘들켰다’ 싶었다. 실제로 대화 이후 투수의 패턴이 달라졌다”라고 돌아봤다.
김용의는 더불어 “이후 안 가는 모션을 보여줬는데, 투수는 습관을 못 버린다. (도루)타이밍을 엿보다가 맞아떨어진 시점에 도루를 시도했다. 결승득점을 올려 기분 좋다. ‘고박사’ 밥만 먹다가 오랜만에 엄마 밥 먹은 느낌”이라며 웃었다.
김용의는 올 시즌 총 17경기에 출전했지만, 모두 대수비 또는 대주자였다.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에 쉽지 않은 역할이다. 김용의는 “머릿속에 항상 그리고 준비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대주자로 나가는 의미가 없다. 생각을 안 하고 있는 거라면 나나 강남이나 차이 없는 주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의는 이어 “대주자로 팀 승리에 기여하는 경기가 앞으로 몇 번 더 올지 모르지만, 1~2번은 더 이런 상황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타격 욕심도 없진 않지만, 연습 때 많이 해보니 괜찮다. 팀이 이기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김용의.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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