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최고의 투수였는데…"
장원준은 지난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시즌 9차전 홈 맞대결에 구원 등판해 1⅓이닝 동안 1피안타 1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했다.
장원준은 4-1로 앞선 8회초 2사 2루에서 등판해 첫 타자 오재일과 7구 승부 끝에 삼진을 뽑아냈다. 두산은 8회말에 두 점을 추가하며 점수 차를 벌렸고, 장원준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팀의 6-3리드를 지켜냈고, 연패를 끊어냈다. 2004년 데뷔한 장원준은 프로 경력 18년, 399경기 만에 첫 세이브를 손에 넣었다.
장원준은 경기가 끝난 뒤 "선발을 해봤기 때문에 승리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더 완벽히 던지려고 노력하는데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아직 불펜 1년 차라서 배우고 있다. 앞으로는 더 좋아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태형 감독은 18일 "될 수 있으면 끝까지 마무리를 시키려고 했다. 장원준과는 1년에 한 번 정도 이야기를 하는데, 손끝에 공이 붙어간다고 이야기를 하더라. 옆에서도 그렇게 보였다"고 웃으며 "어제 구속은 144km가 나왔다"고 흡족해했다.
선수 본인만큼이나 사령탑도 베테랑의 부활이 만족스러웠다. 김 감독은 "자기가 마음먹은 대로 공이 가는 것이 얼마나 좋겠나. 구속이 떨어져도 공이 안 가면 답답하다. 지금의 페이스만 유지해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점점 좋아지고 있다. 우타자를 상대로도 체인지업이 있기 때문에 1이닝 정도로 길게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원준은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5년 FA를 통해 두산에 새 둥지를 튼 후 2년간 29승을 쓸어 담았다. 하지만 2018년부터 기량이 하강했고, 2019년에는 무릎 수술을 받는 등 1군보다 2군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장원준은 두 번째 FA를 포기하고 보직도 변경하며 재기를 위해 힘썼다. 그리고 마침내 새로운 자리에서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김 감독은 "불펜을 처음 한다기보다는 재기를 한다는 말이 맞다고 본다. 최고의 투수였는데… 어떤 보직이든 상관없이 페이스와 컨디션을 찾고, 마운드에 선다는 것 자체가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앞으로 베테랑이 보여줄 모습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두산 베어스 장원준.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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