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마이데일리 = 정진아 기자] "저도 언젠가 다양한 색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 권혁(32)이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MBC 일일 드라마 '밥이 되어라'의 주연이다.
'밥이 되어라'는 정통 궁중요리 대가의 비법 손맛을 타고난 영신(정우연)과 그녀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갈등과 성장을 그린 작품. 백호민 PD와 하청옥 작가가 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 이후 3년 만에 재회해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었다.
권혁이 극 중 연기한 정훈은 부모의 이혼으로 마음의 상처가 있는 인물이다. 타인이 받을 상처보다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게 우선인 남자다. 하지만 내면의 따뜻함도 공존했기에, 누구보다 섬세한 감정 연기가 필요했다. 권혁은 첫 주연이 맞나 싶을 정도로 탄탄했다.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 마이데일리에서 만난 권혁은 "첫 인터뷰"라며 다소 긴장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감사하다"는 말을 꺼내는 순간 비로소 그 긴장감은 지워졌다.
"촬영하는 동안 고민이 많았는데 배우 분들, 스태프 분들 모두 절 아껴주시고 조언도 많이 해주셨어요. 현장 분위기도 좋았고요. 특히 동료들과 많이 친해져서 드라마가 끝난다는 게 너무 아쉽더라고요. 앞으로도 계속 만날 거예요."
처음 이끌어 본 긴 호흡의 드라마였다. 이 때문에 "부담감이 컸다"는 게 솔직한 마음이었다.
"오랜 기간 촬영해 본 경험이 없어서 '도중에 지치지 않을까' 고민이 많았죠. 하지만 선배들께서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차차 부담을 내려놓았어요. 제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에 매진하기로 마음먹고 난 이후로는 촬영이 점점 재미있어졌어요."
데뷔 1년 만에 꿰찬 주연이었다. 소감을 묻자 권혁은 캐스팅 당시로 돌아간 듯, 벅찬 표정을 지으며 "정말 믿기지 않아서 장난인 줄 알았다"고 눈을 크게 뜨더니 "백호민 감독님과의 첫 미팅 때 시놉시스를 받고 그제야 실감했다"며 웃었다.
"감독님이 우연히 저의 단편영화를 보시고 회사를 통해 정훈 역할을 제의해 주셨다고 들었어요. 감독님께선 오랜 기간 연출한 경험이 있으시고, 유명한 작품도 많이 만드셨던 분이잖아요. 제 작은 가능성을 봐주신 것 같아서 너무 감사했어요."
드라마 속 권혁의 존재감은 결정적 장면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선명하게 각인됐다. 극 중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직전 펼쳤던 오열 연기는 절절했다. 그 감정 표현으로 극의 몰입도는 최고조에 달했다. 정작 열연의 주인공인 권혁은 가장 부담이 컸던 장면이라고 한다.
"정훈의 감정을 극한까지 끌어올렸던 장면이에요. 정훈의 진심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으니까, 집에서도 계속 연습했죠. 눈물 연기도 많이 해보고 그 감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어요. 특히 감정 표현을 잘하려면 연기적인 기술이 필요하겠다 싶었어요. 다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때 정훈이가 냈던 목소리나 표정에 부족함이 있었던 것 같아요. 혹여나 시청자 분들의 마음에 가닿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죠."
성실하게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들려주고, 연기를 향한 사랑에 수줍어하던 권혁의 롤모델은 반전이었다.
보디 프로필을 찍을 정도로 운동을 무척 좋아한다는 권혁은 영화 '캡틴 아메리카'의 배우 크리스 에반스를 롤모델로 꼽았다. "운동을 정말 열심히 해서 멋진 몸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며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웃은 권혁이다.
그러면서 권혁은 또 다른 롤모델로 배우 박정민에 대한 존경심을 꺼냈다. "박정민 선배님이 나오는 작품들은 꼭 챙겨본다"며 "'그것만이 내 세상', '사바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처럼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항상 생각하지도 못한 캐릭터로 나타나시는 게 멋있으시더라"는 고백이었다.
"저도 언젠가는 그렇게 다양한 색과 캐릭터를 표현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아직은 어려운 일이지만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더 열심히 연습하려고요. 더 노력하고, 더 공부하는 방법 밖에 없지 않을까요."
'밥이 되어라'에서 보여준 것 이상의 잠재력을 지닌 배우 권혁.
연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권혁의 목표도 벅찼다. "당장 이번주부터는 액션 스쿨을 다닌다. 내가 할 수 있는 능력들을 많이 키워놓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는 권혁은 안주하지 않는 배우였다.
"용구 역할을 맡으셨던 한정호 선배님께 연기에 대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고 요청드렸더니 흔쾌히 수락해주셨어요. 선배님이 '연기는 인문학이랑 같아서 계속 연구하고, 공부하고, 탐구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도 그 생각에 완전히 동의합니다."
연기 인생의 첫 페이지를 순수함과 열정으로 가득 채운 권혁. 지금의 부단한 노력이 다음 작품에서 더 빛을 발하길 바란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정진아 기자 avance_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