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몇 년만에 3이닝씩 던졌을 거예요."
SSG 베테랑 우완 김상수는 5일 인천 롯데전서 3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잘 던졌다. 7-3으로 앞선 5회초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올랐다. 타이트한 상황은 아니었다. 사실 치아 부상에서 돌아온 뒤 페이스가 안정적이지 않았다. 결정적 순간에 치명적 한 방을 맞기도 했다. 또한, 최근 신인 장지훈과 좌완 김태형의 페이스가 상당히 좋다.
때문에 김상수가 다소 여유 있는 상황에서 던질 수 있었다. 김원형 감독은 6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김상수의 등판은)미리 준비했다. 좋으면 던질 수 있을 때까지 던지게 하려고 했다"라고 했다. SSG는 6월 이후 선발진의 이닝소화가 부족하다. 롱릴리프가 필요하다. 장지훈은 필승계투조에 들어갔다. 최민준은 8일 고척 키움전서 선발 등판한다.
단, 김상수는 한 시즌 내내 핵심 불펜으로 뛰어야 할 베테랑이다. 김 감독이 김상수를 그 시점에 투입한 건 팀 마운드 사정도 고려했지만, 김상수의 자신감 회복을 위한 차원이기도 했다. 사실 마무리 서진용이 살짝 불안한 측면이 있다. 장지훈과 김택형의 좋은 흐름이 얼마나 갈지 예상하기도 어렵다. 김상수는 서진용의 시즌 초반 빌드업이 늦자 마무리로 선택을 받았던 투수다. 김 감독의 믿음은 여전하다.
김상수는 키움 시절 손혁 전 감독의 권유로 특유의 누워서 던지는 듯한 폼을 탈피했다. 공에 힘을 더 모을 수 있는 장점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정교한 제구에 집중했다. 변화는 성공하는 듯했다. 실제 김상수는 치아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키움 시절처럼 괜찮은 투구를 했다. 4월에만 1승6세이브 평균자책점 3.38.
김 감독은 심리적 차원으로 접근했다. "그날 상황은 투수에겐 심리적으로 조금 편안하다고 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편안한 상황이라 좋은 투구가 나왔을 것이라는 사견이다. 그러면서 "상수가 투수코치와도 얘기하던데 너무 조심스럽게 투구하는 부분이 있었다. 어제처럼 자신의 구위를 믿고 과감하게 던지면 좋겠다. NC를 상대로 블론세이브를 한 다음 경기(6월26일 창원-2이닝 1피안타 무실점)는 과감하게 던지는 느낌이었다. 그런 투구를 해야 한다. 그동안 너무 방어적으로 투구하지 않았나 싶다. 패스트볼을 과감하고 힘 있게 던지니 변화구도 스트라이크 존에서 놀더라. 그런 투구패턴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했다.
흥미로운 건 올 시즌 김상수가 멀티이닝을 소화한 경기의 성적이 좋다는 점이다. 4월24일 고척 키움전서 2이닝 4피안타 1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구원승을 거뒀다. 5월1일 잠실 두산전서도 2⅓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역시 구원승을 챙겼다. 그리고 김 감독이 거론한 6월26일 창원 NC전과 5일 롯데전서도 좋았다.
5일 경기를 제외하면 상황도 타이트했다. 4월24일 경기는 4-4 동점이던 9회말 시작, 5월1일 경기는 2-2 동점이던 9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6월26일 경기도 10-10 동점이던 10회말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올랐다.
그렇다고 김상수가 계속 멀티이닝만 소화할 수는 없다. 김 감독은 "몇 년만의 3이닝 투구였을 것이다. 선발진만 좀 더 좋아지면 (불펜투수들은)최대한 분산해서 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결국 김상수는 김태훈과 함께 마무리 서진용 앞에서 메인 셋업맨 역할을 해야 할 투수다. 다시 타이트한 흐름에 마운드에 올라도 5일 경기와 같은 느낌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
[김상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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