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멈춘 적 없어" 봉준호, 2년만 열린 칸 영화제서 개막 선언…송강호도 한자리에 [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멈췄던 칸 영화제가 2년여 만에 다시 열렸다. 영화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사를 다시 쓴 봉준호 감독은 "영화는 단 한 번도 멈춘 적 없다"라며 세계 최대 영화 축제의 성대한 막을 올렸다.

봉 감독은 6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베일을 벗은 제74회 칸 국제 영화제에서 미국 배우 조디 포스터, 스페인 영화감독 알모도바르, 미국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와 함께 개막을 선언했다.

봉 감독은 한국어로 "선언합니다"라며 프랑스어, 영어, 한국어로 짧게 인사했다. 그는 "집에서 혼자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데 갑자기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이 연락을 주셔서 오게 됐다. 와서 영화제 오프닝 선언을 해달라고하기에 '왜 제가?'라고 질문했다"라고 말했다.

봉 감독은 지난 2019년 칸 영화제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영화제가 열리지 않아 공식 초청작 발표로 대신했다. 올해는 일정을 두 달 미룬 끝에 사상 처음으로 여름에 개막하게 됐다. 봉 감독은 "작년에 안타깝게도 코로나19로 인해 영화제에 끊어짐이 있었는데 그 끊어짐을 연결해달라고 하셨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여러분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보니 영화제가 끊어졌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라며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에서 기차가 달린 이후 수백 년 동안 이 지구상에서 영화는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위대한 필름 메이커, 아티스트 여러분이 그것을 증명해준다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개막식 무대에는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배우 송강호가 먼저 등장해 봉 감독을 반겼다. 한국 남자 배우가 칸 영화제 심사위원이 된 것은 송강호가 처음이다. 그는 봉 감독이 등장하자 손뼉을 치며 미소지어 보였다. 칸 영화제에서 두 사람의 재회는 2년 2개월 만이다.

봉 감독은 7일 오전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랑데부 아베크'(rendez-vous avec) 행사에도 참석했다. 송강호는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서 일정을 소화한다. 한재림 감독의 영화 '비상선언'이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오는 16일 배우 이병헌, 임시완과 함께 프리미어 행사에 참여한다.

한편 칸 영화제는 레오 카락스 감독의 '아네트'를 개막작으로 6일 시작됐다. 한국 영화로는 '비상선언'을 비롯해 홍상수 감독의 신작 '당신 얼굴 앞에서'가 올해 신설된 칸 프리미어 부문에서 상영된다.

[사진 = AFPBBNEWS]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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