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볼넷을 주면 어쩌지."
어느 팀이든 장기레이스를 치르면서 필승계투조 구성에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 아무리 구위가 좋은 불펜투수라고 해도 페이스 저하 혹은 부상 이슈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불펜진 자체가 약한 팀은 말할 것도 없다.
SSG 필승계투조도 시즌 초반부터 조금씩 변화가 있었다. 마무리 서진용이 페이스가 올라오는 속도가 늦었다. 마무리 김상수에 좌완 김태훈, 우완 이태양이 메인 셋업맨으로 출발했다. 그러다 김상수가 치아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리고 서진용이 페이스를 올리면서 자연스럽게 역할을 맞교대했다.
이후 선발진이 무너지면서 이태양이 임시 선발로 등판했다. 이태양은 예상을 뒤엎고 안정적 투구를 하면서 선발진에 눌러앉았다. 반면 최근 마무리 서진용과 셋업맨 김상수, 김태훈의 투구 내용은 기복이 있다. SSG가 6월 이후 무너지지 않았지만 확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근본적 이유도 뒷문 불안과 연관이 있다.
흥미로운 건 서진용과 김상수, 김태훈 필승계투조를 추격조 역할로 돕던 신인 사이드암 장지훈과 좌완 김택형의 최근 페이스가 상당히 좋다는 점이다. 김원형 감독은 5일 인천 롯데전을 앞두고 두 사람을 필승계투조로 인정했다.
장지훈은 올 시즌 26경기서 2승3패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5.22. 지난달 30일 인천 삼성전서 4이닝 퍼펙트를 한 이후 2일과 4일 인천 롯데전서 잇따라 2이닝,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8일 고척 키움전서 1-1 동점이던 5회 2사 만루에 2타점 적시타 한 방을 맞았다. 그래도 1⅔이닝 무실점으로 괜찮았다. 7월 들어 계속 경기 중~후반 박빙흐름에 호출 받았다.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은 단 0.52. 시즌 초반 체인지업의 제구가 오락가락했으나 최근 안정감이 생겼다.
김택형은 올 시즌 27경기서 4승1홀드 평균자책점 3.41. 5월23일 인천 LG전부터 6월26일 창원 NC전까지 15경기 연속 비자책 행진이었다. 이후 살짝 기복이 있었지만, 8일 고척 키움전서 2이닝 1피안타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챙겼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에 포크볼을 확실하게 다듬으면서 상승세를 탔다.
장지훈과 김택형의 신분이 격상되면서 김상수와 김태훈이 중요한 순간의 부담을 조금 덜어냈다. 정작 김원형 감독은 장지훈과 김택형을 두고 정반대의 걱정을 했다고 털어놨다. "지훈이는 볼의 안정성은 항상 걱정하지 않았다. '볼넷을 주면 어쩌지?'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구위를 걱정했다. 구위만 괜찮으면 충분히 1~2이닝을 막는 투수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했다. 반대로 김택형을 두고서는 "구위는 걱정 없는데 '볼넷을 주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했다"라고 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장지훈은 6월 이후 꾸준히 경기당 평균 패스트볼 140km대 초반을 찍었다. 이전까지는 130km대 후반과 140km대 초반을 오갔다. 여기에 체인지업의 제구가 잡히면서 까다로운 투수가 됐다. 김 감독은 "필승계투조의 구위"라고 했다.
김택형은 좌완이면서도 꾸준히 140km대 중반의 패스트볼을 뿌린다. 4월 7이닝 5볼넷, 5월 5⅔이닝 5볼넷이었으나 6월에는 16이닝 동안 7볼넷에 그쳤다. 7월 세 경기서도 5⅔이닝 동안 2볼넷만 내줬다. 구종 추가에 볼넷을 줄이니 필승계투조로 탈바꿈했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김 감독의 걱정을 덜어냈다. 현 시점에선 김상수와 김태훈보다 더 중요한 상황에 중용, 마무리 서진용에게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제 김 감독은 이들의 체력을 관리하는 게 숙제다. 아무래도 6월 선발진 붕괴로 불펜투수들의 에너지 소모가 컸다.
김 감독은 "지금 필승조의 체력관리를 해야 한다고 판단된다. 휴식기까지 몇 경기 남지 않았는데 8연전 중이다(3일 인천 롯데전 취소 후 5일 진행). 또 고척(6~8일 키움 원정)은 장마와 관계 없다. 불펜 투수들이 힘들더라도 조금 더 이겨주길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장지훈(위), 김택형(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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