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보직 이동까지 제안 받았던 윌리엄 쿠에바스가 부활에 성공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쉽지 않을 것만 같았던 KT 외국인투수 첫 3년 연속 10승도 충분히 노려볼만한 목표가 됐다.
쿠에바스의 최근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쿠에바스는 지난달 25일 한화 이글스전을 시작으로 8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이르기까지 3경기 모두 승리투수가 되며 KT 위즈의 선두 질주에 힘을 보탰다. 삼성을 상대로 올 시즌 5승째를 수확한 쿠에바스의 평균 자책점은 5.29에서 4.77로 내려갔다. 쿠에바스의 평균 자책점이 4점대로 내려앉은 것은 4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자칫 불펜으로 보직을 옮길 수도 있는 상황서 일어난 반전이었다.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서 개막전 선발투수로 언급되는 등 좋은 구위를 유지했던 쿠에바스는 시범경기 도중 담 증세를 보였고, 이 여파로 시즌 개막 직후 잠시 자리를 비웠다.
4월 15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시즌 첫 등판을 가졌지만, 이후 쿠에바스의 구위는 썩 좋지 않았다. 특히 5월에는 4경기서 1승 1패 평균 자책점 8.44의 부진을 보였다. 6월초 잠시 내려가는 듯했던 쿠에바스의 평균 자책점은 지난달 19일 두산전 이후 6.40까지 치솟았고, 결국 코칭스태프는 쿠에바스의 불펜 전환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했다.
결과적으로 쿠에바스는 보직을 옮기지 않았다. 이강철 감독이 면담을 통해 “너도, 팀도 살리기 위해 시간을 갖고 해보자는 것”라며 의사를 물었지만, 쿠에바스는 선발을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이강철 감독도 “중간이 힘들다 싶으면 그때 다시 얘기해봐야 할 것 같다”라며 한 걸음 물러났다.
위기를 직감했던 걸까. 쿠에바스는 거짓말처럼 불펜 전환과 관련된 면담 직후 빠르게 구위를 되찾았다. 쿠에바스는 승을 챙긴 최근 3경기에서 총 19⅔이닝 동안 단 1실점(1자책)만 범했다. 19탈삼진을 따내는 등 타자와의 수싸움에서도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덕분에 KT는 경쟁력 있는 선발 로테이션의 ‘옥에 티’까지 메웠다. KT는 보다 짜임새 있는 마운드 전력으로 전반기 잔여경기를 치르는 것은 물론, 새롭게 가세하는 자원들을 더해 창단 첫 우승을 향한 진격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2019시즌 KBO리그에 데뷔, 13승(10패)을 따내며 KT와 재계약한 쿠에바스는 지난 시즌에도 10승을 거둬 3시즌째 KT와 동행하고 있다. KT 외국인투수 가운데 2년 연속 10승은 쿠에바스가 최초의 사례였다. 한때 불펜으로 보직을 이동할 수도 있는 상황에 몰렸지만, 쿠에바스는 위기를 기회 삼았다. 건재를 과시, KT 외국인투수 최초의 3년 연속 10승을 향한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윌리엄 쿠에바스.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