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비난은 순간이고 성적은 영원하다?
NC 다이노스 선수들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들린 뒤 이런저런 소문이 나돌았다. 결국 한 매체가 '원정숙소 술판'에 대해 집중보도 했고, NC도 뒤늦게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가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고 인정했다. 박석민의 사과문과 박민우의 태극마크 반납은 너무 늦은 뒷수습이었다.
KBO리그는 두 시즌째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 돌아보면 10개 구단은 4차 대유행이 한창인 지금보다 상황이 괜찮은 시기에도 야구장에 관중을 받지 못하거나 10% 수준으로 받아왔다. 야구 팬들은 가족, 연인끼리도 자리를 띄워 앉아야 했다. 육성응원은 당연히 하지 못했다.
선수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인 '오프라인 사인회(혹은 사인요청)'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리그 중단 직전에는 KBO가 방역당국의 협조를 받아 야구장에 더 많은 관중이 들어왔다. 그러나 야구 직관의 묘미와도 같은 '치맥'은 여전히 금지됐다. 팬들은 불편했지만, 참았다. KBO리그의 주인으로서 나와 가족, 친구, 10개 구단 모든 구성원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정작 선수들이 팬들을 배신했다.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가 야식으로 분식을 즐긴 것까지는 그렇다고 치자. 외부인 두 명과의 동석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게 문제였다. 숙박시설 정원초과 및 입실금지 위반이었다.
이때 이들의 하룻밤을 끈끈하게 한 '치맥'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았다. 더구나 이 술판을 둘러싼 진실공방까지 불거졌다. 외부인의 정체, 그들의 동선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나돈다. NC는 방역당국에 솔직하게 털어놨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강남구청은 경찰에 이들(박민우 제외)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비난은 순간이고 성적은 영원하다는 말이 있다. NC는 관련 소문이 돌 때 초기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 사이 이사회에선 리그 중단을 관철했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감염병 관련 법 위반 사실이 밝혀질 경우 그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 한다. 이번 파문의 핵심인물들이 그라운드에 돌아올 시점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성적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비난은 순간이지만 순간의 선택이 운명을 바꾼다. NC 구단과 부적절한 치맥을 즐긴 이들의 운명은 바람 앞의 등불과도 같다. 이제 그들의 일탈은 KBO와 방역당국을 넘어 경찰이 심판한다. 그 다음 순서가 가장 무섭다. KBO리그의 주인인 야구 팬들의 싸늘한 시선과 분노다.
이미 NC를 넘어 KBO리그의 격이 뚝 떨어졌다. 초유의 KBO리그 중단을 부른 이 사태는 누구도 되돌릴 수 없다. 그들은 치맥을, 그리고 부적절한 만남을 참아야 했다. 없었던 일로 하기엔 너무 늦었다.
[치맥을 즐겼던 NC 4인방(위), 창원NC파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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