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KBO가 드디어 칼을 빼들었다. 2021 시즌 개막 전 만든 매뉴얼도 지키지 않고, 리그를 중단했다. 징계 수위만 지킨다면 큰 파장이 예상된다.
KBO는 오는 1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도곡동의 야구회관에서 방역 지침을 위반에 관한 상벌위원회를 개최한다. 상벌위원회의 판단에 달려있지만, 대상은 NC 다이노스 구단과 선수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5일이었다. 오후 10시가 넘은 시간, 박석민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는 지인 2명과 함께 호텔 방에서 떡볶이와 분식, 치맥 세트를 시켜 먹는 등 방역지침을 어기고 사적 모임을 가졌다. 이후 지인 2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도쿄올림픽 국가대표로 백신 접종을 마친 박민우를 제외한 권희동과 이명기가 9일, 박석민이 1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NC와 경기를 펼친 두산 선수단에서도 확진자가 발생, KBO는 긴급 실행위원회와 이사회를 개최해 리그 중단 여부를 논의했다. 리그 중단 여부에 찬성하는 구단도 있었지만, 이를 반대하는 팀도 있었다. 하지만 KBO 이사회는 도쿄올림픽 브레이크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리그 중단 결정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가 마스크 착용 여부에 대한 논란에 올랐던 만큼 방역 수칙에 보다 신중했어야 할 NC에서 또 사건이 발생했다. NC 구단은 늘 그랬듯 사건이 심각해진 후에야 입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당초 NC는 선수들의 코로나19 감염 경로와 원인 공개를 꺼려왔다. 하지만 상황이 심각해지자 14일 NC 다이노스 황순현 대표가 사과문을 통해 선수단 내의 사적 모임이 있었다는 사실을 시인했고, 박석민이 사과문을 통해 동석했던 선수들 명단과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여전히 모든 사실이 밝혀진 것은 아니다. NC 선수들은 역학조사 과정에서 사적 모임 여부를 사실대로 털어놨다고 했다. 하지만 역학조사를 진행한 강남구청은 선수들이 "모임 진술을 누락시켰다"며 강남 경찰서에 감염병 관리법 위반 혐의로 NC 선수들과 지인을 포함한 5명을 고발했다.
수사 기관의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1차 적발에 불과하지만 KBO는 칼을 빼들었다. 일단 방역 수칙을 위반한 것을 선수들이 시인했고, 개인의 일탈로 인해 리그가 멈추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타 구단들도 막중한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2021 KBO리그 코로나19 대응 통합 매뉴얼에 따르면 경기장 외에서 사적 모임 금지 등의 위반 사실이 확인되거나 적발 되는 경우 1차는 벌금 100만원, 2차부터는 상벌위원회 심의 대상이 된다. 해당 징계 수위는 너무 약하다. 따라서 징계는 품위손상행위에 의거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강력한 징계로는 제재금과 봉사활동 시간을 포함한 72경기. 하지만 KBO 이사회는 최근 매뉴얼을 바꾸면서까지 리그를 중단했다. 이번 징계도 매뉴얼을 굳이 지켜야 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보다 강력한 징계로 본보기를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선수단 관리에 소홀한 NC 구단에 말이다.
[창원 NC파크, 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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