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O리그 40년 역사상 최대 위기다. 거짓말과 일탈이 하루 이틀 일은 아니었지만, 이번엔 충격파가 매우 거세다.
NC 다이노스로 시작한 술자리 스캔들이 키움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로 번졌다. 심지어 일부 구성원들이 코로나19 관련 역학조사 과정에서 거짓말을 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KBO리그 팬들이 완전히 등을 돌린 분위기다.
NC 확진자들은 강남구청으로부터 고발 당했다. 키움과 한화 선수 1명도 외부인 2명과 함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심지어 키움과 한화 선수들은 역학조사 과정에서 잠시 동석한 사실까지 밝혀졌다. 사적모임 위반에 해당하지만, 두 구단은 초기 발표에서 방역수칙 위반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잘못 짚기도 했다.
감염병 예방법상 역학조사 과정에서 사실을 고의로 은폐 혹은 누락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혹은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호텔 CCTV만 돌려보면 진실이 드러나는데 왜 거짓말을 했을까. 당장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꼼수이자 심각한 도덕적 해이다.
이 사태는 이미 구단들과 KBO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 사법당국이 조사하고, 판단해서 결론을 내리게 된다. 관련 사실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하고, 법 위반이 드러나면 책임질 사람은 그에 맞는 책임을 져야 한다. KBO리거들이 거짓말과 일탈에 대한 대가가 어떤 것인지 분명하게 느낄 필요가 있다.
KBO리그 구성원들의 거짓말과 일탈은 과거부터 반복됐다. 공식적으로 '유죄'가 확정될 때까지 어떻게든 사실을 숨기려고 했고, 팬들을 우롱해왔다. 야구만 잘하니 많은 돈을 벌었고, 지지해주는 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거짓말과 일탈을 해도 야구만 잘 하면 잘 먹고 잘 사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팬들은 더 이상 결과 지상주의에 집착하지 않는다. 스포츠의 본질은 땀의 가치에서 찾을 수 있다. 그 가치의 본질은 정직과 공정성이다. 그런 점에서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이 도쿄올림픽 금메달을 따더라도 야구 팬들의 신뢰가 회복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엄밀히 말해 야구대표팀의 올림픽 성적과 이번 사태는 별개의 사안이다. 설령 금메달을 따더라도 야구 팬들의 분노가 계속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경기력이 실망스러우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이제 대표팀 선수들과 10개 구단 선수들이 할 수 있는 건 팬들의 신뢰 회복을 위한 진정성 있는 행보 뿐이다. 단순히 야구를 잘 하는 것, 팬들을 위해 보여주기식 사과를 하는 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고, 나머지 구성원들은 야구선수로서, 사회인으로서 도덕적, 법적 잣대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도 KBO리그 구성원들은 야구 팬들의 신뢰가 완전히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각오해야 한다. 어쩔 수 없다. 그들이 자초한 일이다. 적어도 그동안 몇몇 KBO리그 구성원은 세상이 무섭고 냉정한 걸 너무 간과했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위), 김경문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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